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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이 영화 ‘탈주’를 통해 브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준다.
‘탈주’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제훈, 구교환, 이종필 감독이 참석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다. 비무장지대, 철책 반대편의 삶을 향해 생사의 선을 넘어 질주하는 북한군 병사 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 사이에 벌어지는 추격전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앞서 이제훈은 청룡영화제를 통해 “구교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라며 러브콜을 보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상 캐릭터를 누가하면 좋을지 많은 상상을 했던 것 같다. 구교환을 향한 사심이 시상식에서 표현이 됐고, 작품을 함께 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 현장에서 하트를 한 걸 형이 너무나 예쁘게 하트로 화답을 해주셔서 ‘작품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탈주’라는 작품을 함께 하자고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바로 답이 왔다”면서 “꿈 같았고 ‘왜 이제야 만났지? 일찍 만났으면 그 행복이 더 빠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촬영 내내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두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현상’이라는 역할은 구교환이 아니면 못 한다. 봤던 작품 중에 이렇게 새롭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구교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이렇게 보게 되니 기쁨으로 다가오고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에서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구교환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통한다는 게 기적 같은 일이다. 청룡영화제에서 그렇게 저에게 하트를 날려줬는데 저는 영화를 시작하면서 이제훈을 염두에 두지 않은 적이 없었다. 시나리오까지 전달받으니,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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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내일을 향해 질주하는 규남과 자신의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추격하는 현상. 충돌하는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그려낼 팽팽한 대립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과 함께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규남과 현상을 통해 세상이 다 불가능하다고 해도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의 도전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감독은 “이걸 시작할 때쯤 해외 토픽을 봤다. 남아프리카 청년들이 활주로에 잠입해 있다가 비행기 다리에 몸을 묶어 현실을 벗어나려고 하더라.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울었던 친구들도 기억났다. 이 인물들이 영화 속 규남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대한민국에 사는 캐릭터가 나오면 남북 관계, 이데올로기, 휴머니즘 이야기가 되는데 북한이라는 언어와 생김새가 같거나 배경으로 해 우리를 조금 더 인간 자체, 근원적인 이야기를 다뤄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시작은 악몽인데 점점 남쪽으로 향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달려가면서 처음에는 악몽이었으나 짜릿한 꿈 같은 것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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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 임규남 역을 맡은 이제훈은 “규남을 연기하기 위해 전사를 굉장히 많이 생각했다. 규남은 10년 가까이 군생활을 하고 제대하면 갈 길도 정해져 있는데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벗어나는 것’이다. 자신의 계획과는 무관한 사고가 터지면서 우여곡절 위기 상황이 많은데 규남은 그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모면하고 탈주에 직진한다”고 했다.
구교환은 오늘을 위한 추격을 벌이는 보위부 장교 리현상 역을 연기한다. 남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의 보위부 소좌.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현재는 유능한 장교의 삶을 살고 있다. 규남은 목적이 또렷한 것에 비해 현상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고민을 하는 인물이다. 구교환은 이런 현상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풀어낸다.
그는 “‘그냥 만약에 나’라 면이라고 생각하면 규남을 추격하면서도 다른 눈 깜박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셈을 가지고 다가가진 않았다. 이제훈과 이 감독님의 디렉팅을 많았다. 현상은 규남을 질투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감정이 영화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가 품은 기분은 질투하고 부러워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탈주’는 그동안 선보인 추격극의 관습을 탈피했다. 쫓는 자는 추격을 놓쳐도 괴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를 가진다. 지금 놓쳐도 다음에 잡으면 된다. 이와 반대로 필사적으로 질주하는 규남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이 감독은 추격 액션을 표방하며 중량감의 액션보다 비장할 겨를없이 질주하고 추격하는 스피드와 쾌감에 집중했다. 카 체이싱, 총격전 액션도 있지만 달리고 있는 이들의 질주를 스크린으로 함께하는 느낌은 관객들마저 질주하게 만든다.
이제훈은 “추격 액션의 짜릿함과 긴장감을 극장에서 보실 때 큰 쾌감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시리라고 기대하고 관객들에게 그렇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교환은 “그런 날 있지 않나. 불 꺼져 있는 곳에서 화면만 응시하고 있고 싶은 날,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혼자 봤다면 혼자서 영화를 음미하고 친구와 봤다면 함께 영화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을 올여름에 드리고 싶다. 우리 영화의 명장면은 94분 내내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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