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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10개 중 6개는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국내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F마저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은 10개 중 2개가 채 안 됐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반짝 오를 때마다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한국 시장을 빠져나가는 양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새롭게 상장된 ETF 66개 중 기초자산이 해외인 상품은 약 60%인 3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상장 ETF 159개 중 절반인 80개가 해외 기초자산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해외 비중이 더 늘어난 셈이다.
자산 종류별로 보면 국내외 비중 차이는 더 확연해진다. 올해 상장된 ETF 중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12개로 국내 기초자산(28개) 상품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전체 상장 ETF로 따지면 18%에 불과하다. 즉 기초시장이 국내인 상품조차도 주식형보다는 채권 등 대기 자금 수요를 위한 파킹형 상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반면 해외 기초자산 ETF 38개 중에서 해외 주식을 기초로 하는 상품 수는 31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장의 수요에 따라 신상품의 투자 지역 및 성격이 정해지는 특성상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특히 미국 시장 선호 현상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국내 주식 외면 현상은 자금 유입에서도 나타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국내에 상장된 해외 주식 ETF에는 7조 2803억 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자금(5조 3721억 원), 국내 채권(5조 1917억 원), 해외 채권(5755억 원) 역시 순유입세가 이어졌지만 국내 주식 ETF에서만 유일하게 2683억 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연초 이후 이달 14일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13.9%, 나스닥100 지수 17.8%,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6.0% 오른 반면 한국 코스피는 연초부터 이달 14일까지 3.9% 오르는 데 그치면서 꾸준히 우상향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미국·일본·대만·인도 등 20개 주요국 중 14곳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스닥지수는 되레 0.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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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반짝 상승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14일 코스피지수가 직전 연고점(2757.09)을 넘어 2758.42로 거래를 마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날 기준 최근 1주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ETF의 차익 실현에 급급했다. 이 기간 중 개인들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1261억 원어치 팔았고 ‘KODEX 200(177억 원)’ ‘KODEX 반도체(121억 원)’ 등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은 인버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관련 ETF인 것으로 조사됐다. ‘TIGER S&P500’을 468억 원, ‘TIGER AI테크TOP10+15%프리미엄’을 409억 원 순매수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벤트에 의존한 수급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주식시장에 단기 매매를 하기보다는 기업의 가치에 따라 시장이 반응하는 해외 투자에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이 엔비디아·애플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어 미국 시장은 과거처럼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와중에도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이례적으로 낮은 상황이 이어지는 점도 이를 잘 보여준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단기 트레이딩에 지친 국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 시장에서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로 국내 시장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면 해외로의 머니무브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와 국내 자본시장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받쳐주지 않으면 단기간에 밸류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들이 국내 증시에 투자할 만한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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