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캐리어 꿈’ 순조로운데 예전 같지 않은 점유율은 고민인 대한항공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최근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며 순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매각이 성사되면 마지막 남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도 무난히 받아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10위권 이내의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 출현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올해 1분기 10% 대로 떨어진 대한항공의 국제 여객 점유율과 합병과정에서 유럽 노선 양도와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매각 등을 거치며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날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유일 화물 운송전문회사다.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사업 유지, 경쟁력, 자금동원능력을 종합적으로 선정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조건이 모두 갖춰지게 됐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양사의 결합 시 화물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된다며 아시아나 항공 화물 사업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내린 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14개국 경쟁당국 가운데 미국 당국의 승인 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연말까지 무난히 미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EU가 요구한 모든 사항을 이행했으며 현재 합병을 위해 진행 중인 사항 외에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여객 및 화물 수송량 기준 1·2위 항공사의 결합으로 세계 10위권 이내의 메가 캐리어 탄생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최근 LCC항공사들의 약진으로 여객 수송량이 크게 줄은 데 이어 합병조건에 화물 사업매각과 주요 노선 양도등으로 오히려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수송여객점유율은 16.9%에 그쳤다. 대한항공의 국제수송여객점유율은 매년 가파른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직전 3개년 대한항공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29.0%, 2022년 20.6%, 2023년 17.0%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21년 18.9%, 2022년 14.2%, 2023년, 11.7%로 하락세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11.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LCC(저가항공사) 항공사들의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황 여파로 2021년 5.8%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2022년 26.3%, 지난해 38.8%, 올해 1분기 39.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점유율로 보면 LCC 조선 빅 2의 합산 점유율 28.8%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 19 경영난으로 파산직전까지 갔던 이스타항공이사모펀드 운용사 VIG 파트너스의 지분인수로 운항을 제개 하면서 점유율이 전년 대비 크게 높아졌다.
한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위해 수용한 노선양도와 화물 사업 매각 등의 조치도 메가캐리어로써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노선과 사업 양도를 전제한 합병은 실질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며 메가 캐리어 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양사 합병에 대해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매각과 함께 일부 유럽 여객노선의 타사 이관을 승인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한항공이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들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계획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노선 매출액은 연환산 기준 약 4000~4500억원, 영업이익으로는 200~3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며 “티웨이항공 2025년 추정 영업이익 1425억원에서 16~22%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했다.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최대 수혜주라 꼽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재무적 문제도 존재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 총액은 12조7739억원으로 지난해 말(12조2064억원)에서 5675억원 늘었다. 반면 자본금은 8103억원에서 6364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2006.94%다.
대한항공도 1분기말 부채 21조3068억원으로 지난해 말(20조5765억원) 7303억원 늘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산 부채는 단순 계산해도 34조807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자금조달과 항공 여객 업황 회복으로 이러한 재무부담을 완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유상증자, 현금창출력 개선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되었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재무부담 상승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홍해사태의 영향을 받아 화물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항공화물 운임 전망치 및 항공화물 수송량 전망치 상승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인 주된 이유”라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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