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의 ‘러시아 리스크(위험 요인)’도 길어지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조선사와 러시아 선주와의 계약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2022년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로부터 수주한 선박 17척의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한화오션 역시 러시아 국영 선사인 소브콤플로트(Sovcomflot)로부터 수주한 쇄빙LNG선 3척의 계약이 취소돼 재계약 대상을 찾고 있다.
항공업계는 전쟁 발발 이후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럽 노선을 운항할 때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대신 중국, 카자흐스탄, 터키 등을 지나면서 운항 시간이 약 3시간 늘었다.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인데, 비행기를 오래 띄울수록 연료비 부담이 커진다.
대한항공은 모스크바 재취항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쟁 전까지 대한항공은 인천~모스크바 노선,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했다.
상사업계도 전쟁 이후 러시아를 통하는 육상 물류가 막히면서 교역이 줄어 피해를 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중앙아시아에 플라스틱 원료와 같은 화학제품과 자동차 강판 및 부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 이용이 불가능하고, 중국 횡단 철도(TCR)마저 러시아의 제재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중앙아시아 지역 교역량이 급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에서 운영하는 곡물 터미널 역시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중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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