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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더 에이트 쇼’로 입증한 ‘연기 내공’ [D:인터뷰]

데일리안 조회수  

“‘우리가 뭘 하고 있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반향 일으킬 수 있어서 뿌듯”

한재림 감독의 작품에, 배우 류준열과 천우희, 박정민, 박해준 등 동료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감사했지만 ‘더 에이트 쇼’는 데뷔 27년 차 문정희에게도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악인도, 선인도 아닌 경계에 선 묘한 인물인 5층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좋은 작품을, 좋은 동료들과 함께 완성할 수 있어 특히나 뿌듯한 작품으로 남았다.

문정희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평화주의자 ‘5층’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에이스팩토리

‘더 에이트 쇼’는 평범하지만, 돈에 절박한 사람들이 모여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서로 경쟁하며 게임하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남아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색다른 재미를 유발했다. 계급 사회에 대한 은유를 통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정희 또한 필요한 메시지를, 흥미롭게 풀어낸 ‘더 에이트 쇼’의 방식에 만족했다.

“원작 중 하나인 ‘머니게임’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 하면서 다시 웹툰을 봤었다. ‘파이게임’과 섞어서 각색을 하셨는데, 드라마화로 적절하게 각색을 잘하셨다는 생각을 했다. 한재림 감독님을 ‘연애의 목적’을 할 때부터 좋아했었다. 당시에도 로맨스지만, 독특한 접근을 보여주셨다. 그 이후 작품들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봤었다. 제안을 주셔서 너무 좋았다. 내 모든 걸 다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임한 작품이지만, 원작에는 없는 ‘5층’을 표현하는 것엔 어려움을 느꼈다. 5층은 평화주의자로 선해 보이지만 의뭉스러운 속내를 감춘 인물로, 후반부 반전을 책임지며 활약한다. 그렇다고 5층을 ‘악인’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현실에 발은 디디고 있되, 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5층의 아슬아슬함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결국 ‘더 에이트 쇼’가 공개된 이후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는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5층을 표현,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5층이 빌런은 아니다. 그러나 친절을 베풀면서도 손해를 보는 일은 하나도 안 하는 인물이다. 물론 그런 면이 내게도 있다. 평범한 한 인물의 대표 군상으로 5층을 만들어 주신 것 같다. ‘그래 이런 인물이 있어’ 싶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 경계를 잘 만들어 주는 게 필요했다. 어깨가 무거웠다. 기대에 부응을 하고 싶었다. 저도 5층을 답답해했다. 그럼에도 애착을 가지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넷플릭스

5층의 아슬아슬함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개성 강한 배우들이 모여 ‘더 에이트 쇼’의 세계관을 함께 완성해야 했던 만큼,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도 필요했다. 문정희는 이러한 과정들을 동료들과 함께 해 나갈 수 있어 즐거웠다며 ‘더 에이트 쇼’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단어 하나, 대사 한 줄을 할 때도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저렇게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그런데 슛 들어가면 또 다들 손발이 너무 잘 맞았다. 준비해 간 것을 너끈히 받아주더라. 제 개성을 살려준 건 정말 저와 함께한 배우들이었다. ‘이렇게도 대사가 나올 수 있네’ 이런 순간들을 느끼며 개인적으로 정말 짜릿했다. 현장에서도 서로 격려를 해주려고 했다. 누군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어떻게든 커버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었다. 감독님은 장인 정신을 발휘하셨다면, 우리끼리는 같이 술 한 잔도하고 밥도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그게 결과로도 이어진 것 같아서 너무 좋다.”

문정희는 ‘더 에이트 쇼’의 메시지를 분석하며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잘 다가가기를 바랐다. 일부 시청자들은 ‘‘더 에이트 쇼’를 보는 것이 힘들다’라고 표현할 만큼 적나라한 표현도 담겼지만, 그래서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더 에이트 쇼’였다.

“저도 미디어에 중독이 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제가 그걸 만들기도 하고, 또 소통을 하기도 한다. 그런 시대에 살면서 무섭다는 생각도 한다. 이 작품은 ‘우리가 뭘 하고 있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여겼다. 힘들었지만, 다 함께 무사히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 양보하고 손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것도 좋았다. 그걸 바탕으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어서 뿌듯했고, 좋은 작품으로 다가가길 바랐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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