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4년 6월 3주 : 이상우 ‘비창’
◆가수 이상우는,
1998년 MBC 강변가요제에 참가해 ‘슬픈 그림같은 사랑’으로 금상을 수상하면서 가요계에 발을 들였고 이듬해 1집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데뷔 곡이었던 ‘슬픈 그림같은 사랑’에 이어 김성란, 박정원 콤비가 다시 만난 곡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이 연이어 히트했다. 데뷔 당시 변진섭, 신흥훈, 이승환, 박학기, 유영석, 윤종신 등과 함께 미성 발라더 붐을 일으켰던 가수 중 한 명이다.
1990년에 발표한 2집에 수록된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으로 당시 KBS 가요톱텐 5주 1위 골든컵과 MBC 등 지상파 순위 차트 1위를 여러 번 석권할 정도로 메가히트 하면서 대세 발라더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후속곡인 ‘이젠’도 가요톱텐에서 통산 3주 1위를 달성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오태호가 만든 3집 타이틀곡 ‘하룻밤의 꿈’으로는 가요톱텐에서 두 번째 골든컵을 수상했고, 이 앨범의 후속곡인 ‘오! 사라’도 인기를 얻었다.
1993년 발매한 4집 ‘고개숙여 외로이 II’가 흥행에 실패하고, 1994년에 나온 ‘비창’이 가요톱텐에서 4주 연속 1위를 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히트곡은 없었다. 5집 ‘부르면 눈물 먼저 나는 이’(1997) 이후로 한동안 가수로서 활동은 사실상 없었다. 이 시기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장나라, 한가인, 휘성 등을 발굴해 데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0년에 임창정이 만든 ‘괜찮은지 몰라서’를 발매했다. 현재는 콘텐츠 제작사 고양이수염을 운영 중이다.
◆‘비창’은,
전광렬의 아내인 박수진이 작사하고, 안진우가 작곡한 발라드 곡이다. 1992년 ‘하룻밤의 꿈’ 이후 2년 만이자, 개인 통산 3번째 골든컵에 도전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가져다준 곡이지만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이 갑자기 큰 인기를 끌면서 골든컵은 받지 못했다.
원곡도 크게 히트했지만, 최명길·조민수 등이 출연한 드라마 ‘결혼’(1993~1994)에 스트링 버전 OST로 삽입한 뒤에 곡이 재조명됐다. 이후 2000년대 초 컴필레이션 음반 붐의 효시로 꼽히는 이미연의 ‘연가’에도 수록됐고, 조성모의 2.5집에도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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