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새벽 2시까지 연장되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행을 앞두고 연장시간대 거래 활성화 방안을 쏟아냈다. 오후 3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연장시간대에도 거래를 활발하게 한 은행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16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외국환거래규정 및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절차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 제도를 개편해 국내은행들이 연장시간대에도 활발하게 매도·매수 가격(호가)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선도은행 제도는 원·달러 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은행을 1년 단위로 선정해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선정된 선도은행은 KB국민·산업·신한·우리·하나·크레디아그리콜(CA-CIB), JP모건 은행 등 7곳이다.
구체적으로 내년도 선도은행 선정 시 연장시간대 거래실적에 높은 가중치를 적용(시간대별로 가중치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한다. 기존 오후3시30분까지 거래금액은 2024년 15%에서 내년 5%로 줄고 오후 3시30분 이후 거래금액에 대해선 거래시간에 따라 15%가중치를 차등해서 점수를 매긴다.
아울러 외환건전성부담금 공제 항목 중 원·달러 거래실적을 높게 반영하기로 했다. 가령 총 공제한도(부담금 부과대상 금액의 총 60%)는 유지하되 △외화예수금 최대 30% △원·위안 시장조성 최대 10% △원·달러 선도 최대 20%로 항목간 비율을 조정하는 식이다.
공제금액 산정방식도 변경한다. 현행 양방향 거래실적 기준으로 산정하던 것을 호가 거래실적으로 바꾼다.
이외에도 국내은행들이 장 후반인 심야시간에도 현물환 등에 대해 적극 시장조성을 할 수 있도록 야간데스크를 운영하는 은행들의 역외 원·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거래 허용 시간을 1일부터 1시간 연장(현재 새벽 2시 → 3시)한다. 국내은행들이 야간시간대에 환율변동 위험을 더욱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이 우리 외환시장 개장시간 중 고객 또는 다른 은행과 거래하며 발생한 매도·매수 초과분에 대한 환율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NDF를 활용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우리 외환시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거래하고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장시간대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영업·거래하고 있는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의 원화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우선 적극적으로 거래하는 RFI를 ‘선도 RFI’로 선정해 외환당국과 정례적인 소통 채널을 운영한다. 개장시간 연장 이후 기관별 거래 규모와 빈도 등을 보아가며 RFI의 등록 적정성 재검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에 소재한 RFI가 안정적인 거래 인프라를 통해 신속하고 원활하게 거래하고 국내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외 사무소도 늘렸다. 정부는 한국자금중개㈜의 런던 지점 및 싱가포르 사무소 설립을 인가했으며 서울외국환중개㈜의 런던 사무소 개설도 인가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당국은 연장시간대에 적정 유동성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외환시장 구조개선에 따른 우리 외환시장 참가자 및 거래시간 확대가 지나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락 밝혔다.
앞서 발표된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에 따르면 7월부터 현재 오후 3시 30분까지인 서울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영국 런던 마감 시간에 맞춰 오전 2시까지로 연장된다. 한국 주식･채권 등을 거래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이후에도 새벽 2시까지 RFI를 통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서학개미들도 야간에 해외 자본시장에 투자할 때 임시환율이 아닌 실시간 시장환율로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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