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는 직역하면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또는 데스크톱 가상화라는 뜻이다.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 안에 또다른 가상의 컴퓨터를 만들어 사용하는 기술로, 일종의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로, 데이터를 온라인 상의 분산된 데이터센터에 저장해서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 어떤 단말기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의 개념이 생소하다면, 간단하게 카카오톡을 떠올리면 된다. 어떤 컴퓨터, 모바일 기기인지 상관없이 카카오톡 계정에만 접속하면 기존에 오갔던 정보를 볼 수 있다. 구글 공유 문서도 같은 개념이다.
다만 VDI는 단순히 데이터를 꺼내 쓰는 것을 넘어, 또다른 데스크톱 자체를 가상화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맥OS를 쓰는 기기에서 VDI를 실행하면 윈도OS 기반으로 업무를 하거나, 심지어 OS 자체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로 OS 기반 업무를 볼 수 있다. 개인 노트북으로 회사의 업무용 컴퓨터 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가상화’라는 것이다.
VDI는 온라인 상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것보다는 물리적으로 구축된 중앙 서버에 원격으로 접속하는 개념이다. 사용자가 개인 단말기로 중앙 서버에 접속하면, 중앙 서버 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꺼내 쓰는 구조다.
VDI, 기업 내 업무 효율성, 보안성 높여줘 인기
때문에 VDI는 기업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중앙 서버만 구축해 놓으면 직원들은 PC 본체 없이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만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며 VDI의 필요성이 커졌다.
보안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회사 업무 관련 프로그램이나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개개인의 단말기에 일일이 설치할 필요 없이 중앙 서버에만 설치하면 된다. 또, 기존에는 PC에 문제가 생기면 IT 담당 직원이 각각 살펴야 했지만, 이제 중앙 서버 하나만 관리하면 된다. 또한, 업무 데이터가 직원 개인의 PC에 저장되지 않고 중앙 서버에 곧장 저장되기 때문에 사내 데이터의 유출 걱정이 크게 줄어든다.
국내에서는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관리공단,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삼성SDS, KCC건설, 풀무원, LIG손해보험, 농협중앙회, 기업은행, 신한은행 같은 일반 기업도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했다.
기업 대신 관리해주는 데스크톱 가상화 구독 서비스, DaaS
다만 VDI는 온프레미스(기업 자체 구축형) 데이터 센터 기반이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이를 관리하는 조직 내 직원을 따로 배치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DaaS(Desktop as a Service)다. DaaS는 본질적으로 VDI와 기능적으로 유사하지만, 외부 업체가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이를 대신 관리해주는 ‘구독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DaaS는 기존 VDI에 비해 서비스의 확장 및 축소가 용이하고, 초기 비용이 적다. 다만, 외부 인프라이기 때문에 제어를 완전하게 할 수 없고,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DaaS는 사용자 수 별로 구독비를 지불하고, VDI는 초기 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이 들어가기에 기업은 기업 규모에 따라 이를 선택한다. 그러나 그 둘 모두 근본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라는 점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관련 업체는 보통 DaaS와 VDI 솔루션 모두 취급한다. 대표적인 국내 유관 업체는 가비아, LG CNS, 틸론 등이 있다.
클라우드 기반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VDI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네스터는 VDI 시장규모를 2022년 기준 최대 90억달러, 2035년까지 190억달러(약 2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5일 틸론 최백준 대표는 틸론 연례 전략 컨퍼런스에서 “향후 5년 간 공공기관에서 생성되는 VDI/DaaS 시장 규모는 5조원, 국내 개방형 OS 시장 35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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