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아이스크림 등 전반으로 확산
제로 음료·빙과 및 제로 슈거 소주 매출 ↑
전문가 “과열된 ‘제로 마케팅’ 주의 필요”
최근 식음료업계는 ‘제로(0)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따라 대체 당을 사용한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제품이 대세로 떠오르면서다. 최근엔 음료를 넘어 주류, 아이스크림 등으로 확대되면서 제로 열풍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제조사의 무차별적인 ‘제로 마케팅’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가 판매하는 탄산음료 중 제로 음료 매출이 2022년 32.0%, 2023년 41.3%로 꾸준히 늘다가 올해 1분기 52.3%를 기록했다. 올해 1~4월 기준 이마트24의 제로 음료 매출 비율은 46.5%, CU는 39.4%였다. 특히 팔도가 출시한 ‘비락 식혜 제로’의 경우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량이 3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제로 열풍이 거세지면서 식음료업계는 앞다퉈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마운틴듀 제로슈거 블루’, ‘게토레이 제로’ 등을 출시했다. 웅진식품은 건조과일 음료인 ‘자연은 더말린’에 이어 올 2월 ‘초록매실 제로’를 내놨다. 지난해 7월 코카콜라가 설탕과 카페인을 모두 뺀 ‘코카콜라 제로제로’를 선보이자 롯데칠성음료 펩시도 3월 콜라에 카페인을 넣지 않은 신제품 ‘펩시 제로슈거 제로 카페인(펩시 제로 카페인)’으로 맞불을 놨다.
아이스크림업계도 제로 열풍이 거세다. 롯데웰푸드가 지난달 초 빙과업계 최초 제로 칼로리로 선보인 ‘스크류바’와 ‘죠스바’는 출시 1개월 만에 720만 개 팔리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빙그레는 ‘파워캡 블루아이스 ZERO’를, 해태아이스는 ‘폴라포’를 제로 칼로리로 리뉴얼한 ‘폴라포 커피 제로 슈거’를 내놓으며 맞대응에 나섰다.
주류업계 역시 제로 슈거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2022년 9월 출시된 ‘새로’가 먼저 제로 슈거 소주로 인지도를 높였다. 과당을 사용하지 않아 칼로리를 낮췄다며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며 지난해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도 ‘진로이즈백(이하 진로)’을 제로 슈거 제품으로 리뉴얼하며 제로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양 사는 최근 제로슈거 소주 신제품을 내놓고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3월 제로슈거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를 내놨고, 롯데칠성음료도 지난달 새로에 과일 맛을 더한 ‘새로 살구’를 출시했다.
앞으로 제로 슈거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설탕(제로 슈거) 식음료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2조7200억 원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장에서 과열된 ‘제로 마케팅’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하고 싶다면 제로라는 말에 현혹되기보다 식품 표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조사들은 제로 제품이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등 부가 설명을 해야한다”며 “소비자들도 제로 표시가 완전한 ‘제로’가 아닐 수 있는 만큼 첨가제 정보, 인체 유해성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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