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우리나라 부동산금융의 구조적 문제로 부동산PF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공사 의존도를 줄이고 부동산개발사업의 사업성 자체에 대한 보다 엄밀한 평가에 기반한 투자가 되도록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발전학회와 한국주거환경학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부동산금융생태계 구축 방안 정책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기형 의원이 주최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심포지엄 발제를 맡은 명지대학교 이상영 교수는 “우리나라의 PF는 선분양 시스템과 맞물려 분양이 안되는 순간 전부 문제가 생기는 구조”라며 “시스템 구조가 위기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을 대량 생산하고 대량 소비하는 구조가 지난 30년에서 40년 동안 성공하다보니 대안을 못 찾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전세와 관련해서 “전세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동된 주택시스템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택을 구입하려는 가계는 전세 레버리지를 통해 매매를 실행한다. 이에 따라 임차재고 중 전세 비중이 여전히 40% 수준을 유지하고 보증금이 높은 보증부월세도 상당 정도로 존재한다”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는 전세사기에 취약한 구조여서 이 문제가 상당기간 지속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 안전판은 금융공기업이 지게 되면서 부실화를 초래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국대학교 이현석 교수는 “브릿지론에서 미분양이 예상되고 사업성이 안 좋아지니 본PF에서 받지 못하자 브릿지론을 계속 연장하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미분양과 사업성 저하가 지금의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의 부동산개발이 이 패턴으로 지속가능한지 논의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금융시장의 개선방향으로 ▲위험분담 구조변화 ▲장기투자금용 체계 확립 ▲브릿지론과 본PF의 일부 연계 ▲부동산개발사업 지분투자 확대 ▲부동산개발사업 안정성 강화 ▲미분양 물량 매입 또는 유동화 ▲토지가격 부담완화 등을 제안했다. 나아가 부동산개발사업자의 구조변화를 통해 금융까지 연계한 종합부동산회사를 지향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연기금, 리츠 등 전문투자기관(리미티드 파트너, LP)의 부동산개발사업 참여를 확대돼야 대출자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는 구도로 갈 수 있다. 그러려면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정보가 공개돼야 되고 사업 주체들의 사업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들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사업이 예비타당성검토를 하는데 개발사업도 일정 부분의 사업 타당성 검토 자료가 공개돼야 구조적인 개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대학교 김선주 교수는 “양적‧질적 문제를 고려한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라며 “내 집을 보유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가질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해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부도 주택담보대출로 노력했지만 장기 모기지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변동금리보다 장기 고정금리를 사용해 안정적인 주거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김병국 연구기획팀장은 “반복되는 위기와 금융당국의 지원을 보면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를 방치했을 때 맞이할 금융시스템의 붕괴 등을 감안하면 (정부 지원은)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다. 이어 PF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시행사는 시행이익을 줄이고, 시공사는 공사비를 절충하고, 금융권은 충분한 금융지원 또는 과감한 손실처리를 하는 등 사업 참여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보미 연구위원은 “부동산 불황기에 민관합동 투자기구를 활성화하고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미분양 부동산 매입을 지원하고 회복기에는 매도를 유도해 부동산의 수급불균형과 가격변동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지분참여와 장기투자가 늘어나면 부동산Pf가 사업성 자체에 대한 보다 엄밀한 평가에 기반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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