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본인은 이런 상황에 안 들어가도 되는데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으니까. 어제 가서 미안하다고 해주고. 또 그게 팀이죠.”
KIA 타이거즈 마당쇠 장현식(29)은 전상현, 곽도규, 임기영과 함께 마무리 정해영 앞에서 이겨야 하는 박빙 경기에 나가는 필승조다. 시즌 초반 임기영과 함께 주로 6~7회를 맡았지만, 최근에는 8회에도 나간다. 스코어가 조금 벌어졌을 때도 씩씩하게 던진다.
올 시즌 36경기서 1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5.34. 예년보다 약간 성적은 좋지 않다. 그러나 장현식은 어떤 상황에도 나가서 던지고 또 던진다.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는 1이닝 2볼넷 1실점했다. 최근 10경기서 1승1홀드1패 평균자책점 8.00.
그런데 장현식으로서도 12일 경기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다 풀어놨는데, 갑자기 타선이 폭발하면서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KIA는 0-5로 뒤진 경기를 6회에 뒤집었고, 7회 7득점하며 일방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이미 벤치가 필승조를 준비시킨 상황이라서, 장현식은 13-5로 앞선 7회말에 그대로 나갔다. 이범호 감독은 장현식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1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6-4가 되면서 현식이를 올리겠다고 얘기하고 몸을 다 풀었다. 몸을 다 풀었는데 점수가 더 나버렸다. 그날 안 쓰면 (오늘까지 투구한다고 가정하면) 3연투다”라고 했다.
장현식은 이미 11일 인천 SSG전에 나온 상황이었다. 12일에도 몸을 풀었으니 어차피 피로는 쌓인 상황. 이런 상황서 이날 던지면 3연투가 된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은 그냥 장현식을 12일에 등판하게 하고, 13일에 쉬게 하기로 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래서 투수코치님에게 던지게 하고 오늘 쉬게 하자고 했다. 나도 그 상황에는 안 내고 싶었다. 오늘 내고 싶었다. 제임스 뒤에 붙이고 싶다. 오늘 (최)지민(11~12일 2연투)이가 못 나오니까. 그런데 몸을 다 풀어놓은 상태서 흐름이 있으니까…”라고 했다.
대신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장현식에게 따로 찾아가 사과했다. 이범호 감독은 “현식이가 올라가면서, 본인은 ‘왜 이런 상황에? 안 나가도 되는데’ 그런 생각을 또 가질 수 있다. 어제 가서 또 미안하다고 해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사과하고 이해 구하는 것이)그게 또 팀이니까”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12일 경기 후 팀만 바라보고 뛴다는 최형우의 인터뷰를 접하고 내심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선수들도 지치는 시기다. 그럼에도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일치단결한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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