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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하정우X여진구, 호불호 포인트 뚜렷한 ‘하이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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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대한항공 F27기 하이재킹 사건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하이재킹’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은 공군 파일럿이던 태인(하정우)이 여객기 납북 사건으로 인해 군복을 벗게 되며 시작한다. 태인은 북으로 향하는 여객기의 엔진을 저격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하이재킹을 의심,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 결국 이 일로 태인은 전역을 하고 민간 항공사 부기장으로 취직한다.

그리고 1971년 1월, 기장 규식(성동일)과 부기장 태인이 운전하는 여객기가 속초공항에서 이륙한다. 좌석 시스템조차 갖춰지지 않은 여객기 안은 도떼기시장이나 다름없다. 이 무질서와 혼란 속에 용대(여진구)가 섞여있다.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빨갱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까지 한 용대는 여객기 납북을 통해 ‘인민영웅’이 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영화적 재구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하이재킹’은 관객이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작품이다. 항공기 납치 영화하면 떠오르는 ‘에어포스 원’이나 ‘논스톱’ 같은 스릴러나 액션 장르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액션이 전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이재킹’은 실제 사건을 오롯이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연출의 포인트가 이렇게 맞춰져 있다보니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이입할 지점을 찾기가 어렵다. 태인의 책임감을 대단히 영웅적으로 그리지도 않았고, 탑승객들의 사연도 뭉뚱그려 다룬다. 그래서 신파도 없지만, 그래서 장르적인 재미도 어렵다.

의연하게 대처해나가는 태인 덕분에 차분하게 사태를 바라보게 되면서도, 납치범 치고는 너무 허술한 용대 때문에 허무하게 당하는 장면들에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사건을 이끌어나가며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하정우와 여진구는 물론이고 기존의 캐릭터 공식을 벗어난 규식 역의 성동일, 승무원 옥순 역의 채수빈, 항공 보안관 창배 역의 문유강이 충실하게 맡은 바 소임을 해냈다. 

‘하이재킹’은 영화적 재구성이라는 전제가 있지만 실제 사건을 최대한 담백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드러난다. 충분히 웃기거나 울릴 수 있는 장면에서도 연출적인 효과를 배제하고 사건과 상황, 그리고 이 안에 있는 태인과 용대라는 인물에게 집중한다. 무엇보다 시대적인 고증에 충실하다.

한편 영화 ‘하이재킹’은 2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0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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