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 신용카드 1818만장…전년比 12.3%↑
플랫폼 통해 카드 발급시 최대 20만원 지급
장롱 속에서 1년 넘게 묵어 가는 휴면카드가 18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도 업계는 새로운 캐시백 이벤트를 벌이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포화된 국내 카드시장에서 과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카드사 및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 중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는 1800만1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어난 수치다.
카드 별 휴면 신용카드 비중을 보면 BC카드가 40.9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카드(16.5%) ▲롯데카드(15.0%) ▲우리카드(14.9%) ▲KB국민카드(11.5%) ▲삼성카드(11.3%) ▲현대카드(11.3%) ▲신한카드(10.4%) 순으로 나타났다.
휴면 신용카드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카드사 및 은행에서 발급된 휴면 신용카드 수는 1618만4000장을 기록한 후 ▲2023년 2분기 말 1670만6000장 ▲2023년 3분기 말 1716만4000장 ▲2023년 4분기 말 1779만장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1900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휴면 신용카드가 증가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과열된 고객 유치 경쟁이 꼽힌다. 카드사들은 현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카드고릴라 등 플랫폼을 통해 카드 발급 시 캐시백·현금성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카드고릴라 카드 발급 프로모션 이벤트 페이지를 보면 최대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고객들은 캐시백을 받기 위해 매달 일정 금액 이상 해당 카드를 사용하고, 기존 카드 사용은 하지 않고 있다. 또 캐시백 혜택만 챙기고, 해당 카드는 해지하는 수법을 반복하고 있다. 이른바 체리피커가 양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된 상태로 신규회원 모집을 위해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며 “예를 들어 캐시백 지급 프로모션으로 100명이 가입하고, 100명 중 10명만 남아도 유의미한 성장이라 프로모션은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휴면카드 증가는 카드사 입장에서 보안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이슈”라며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가 무리하게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도 기존 카드 고객이 지속적으로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휴면카드는 소비자는 개인정보 유출이, 환경적으로는 플라스틱 카드 증가로 인해 문제가 되는 만큼, 금융당국과 카드사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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