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펙스 회의, TSMC, 경영진 인사 이어 경영전략회의 ‘광폭 행보’
22대 의원 환영 리셉션,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등 대한상의 회장 역할도 충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판결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왕성한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다. SK그룹 회장으로서는 물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그룹 경영진과 함께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3대 연례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는 확대경영회의였던 명칭을 올해부터 ‘경영 현안과 기업문화 차원의 논의를 함께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경영전략회의로 변경했다.
회의가 열리는 SKMS연구소는 SK 고유의 경영 철학 ‘SKMS’(SK Management System) 연구, 발전시키는 핵심 기관이다.
이번 회의의 주제도 ‘SKMS 기본정신 회복’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그룹 내 각 사업을 점검해 최적화하는 리밸런싱에 나선 가운데, 리밸런싱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SKMS 실천과 확산’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노 관장과의 이혼소송 2심 선고공판에서 노 관장에게 재산 1조3808억원을 분할하고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SK 성장의 역사를 부정당하고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됐다는 자괴감과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최 회장은 오히려 더욱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펼치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이달 3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개인적인 일로 SK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한편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며 구성원들을 다독였다.
이어 6일에는 전용기를 띄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대만으로 날아가 TSMC 웨이저자 회장 등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 및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12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기업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기술협력 방안을 이끌어내고 올해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양사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킹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7일에는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유정준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투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에게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겨 그룹 리벨런싱을 이끌도록 한 데 이어 그룹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에너지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에 최 수석부회장을 배치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28~29일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SKMS 실천과 관련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그는지난 3일 ‘제22대 국회의원 환영리셉션’의 호스트로 참석해 국회의원들에게 기업인들과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최 회장은 특히 저성장, 저출생,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사회적 현안들을 언급하며 국회와 재계가 해법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하며 국내 최대 경제단체 수장으로서의 사명감을 보여줬다.
오는 13~1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해외순방 일정 중 우스베키스탄 순방에 동행해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을 주재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내달 17~20일에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글로벌 경제‧사회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개인사로 인해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자신이 이끄는 기업과 단체, 그리고 수많은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대기업 총수이자 경제단체 수장의 위치”라면서 “어수선한 상황일수록 리더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구성원들의 혼란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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