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 연사로 나선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주택·부동산 경기를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2024년 주택가격이 1.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 지방의 큰 하락 폭이 전국 주택가격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보합(0.0% ), 지방은 2.5% 하락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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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특례대출 업고 ‘내 집 마련’ 나선 30대… 시장 상승 동력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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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생애최초주택 매입 비율 증가다. 5월 서울 매매거래 중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입 비율은 48.2%로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취득세 감면과 신생아특례대출의 영향으로 보인다. 생애최초주택 매입은 신생아특례대출 대상인 30대가 대부분이다.
올 1분기(1~3월) 수도권 집합건물 30대 매수인 비중은 4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집합건물의 약 89%는 아파트다.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대출 시행 당시에도 일어났다.
다만 김 부연구위원은 정책 대출로 인한 부동산시장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대출 유효 신청액은 지난해 9월에만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까지 매매 관련 신생아특례대출 누적 신청액은 4조원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월간 4조4000억원과 누적 4조원을 비교했을 때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다르다”며 의문을 드러냈다.
매매 관련 신생아특례대출 규모는 10조원으로 계획됐다. 이는 지난해 매매 관련 특례보금자리대출 규모인 43조4000억원과 크게 차이 난다. 김 부연구위원은 4배 이상의 공급 규모 차이는 4분의1 수준의 시장 영향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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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여력 크지 않을 것… ‘전세 선호’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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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 인하 폭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해도 부동산시장 상승 동력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현재 은행 조달 금리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격차는 0.03%포인트로 감소했다.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든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가 더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연간 3.0% 가격 상승 전망을 내놨다. 축소된 매매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아파트 전세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국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보다 21.4% 줄어든 반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3.2% 증가했다. 지난 4월까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빠르게 인하돼 전세 선호가 확대됐다.
이밖에 김 부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택지 지정과 공급은 계속 이뤄지고 있어 착공 유인책만 제공한다면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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