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또다시 오일머니가 흘러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 스포츠’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 왕실 가족이 포함된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이 프리미어리그 클럽 에버튼을 인수하기 위해 4억 파운드(약 7017억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홋스퍼, 아스날, 첼시, 리버풀 등 빅 6를 거론할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팀은 에버튼이다. 올 시즌 에버튼은 1부리그에서 강등 없이 70번째 시즌을 보냈다.
에버튼은 지난 시즌 강등될 위기에 처했지만, 38라운드 AFC 본머스와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했다. 따라서 올 시즌에도 에버튼은 1부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머물게 됐다. 그러나 올 시즌 에버튼은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PSR(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 위반 혐의로 에버튼은 지난해 3월부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인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에버튼의 새로운 경기장의 대출과 관련된 세금 문제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자체적으로 PSR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가 실시하는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과 다르게 프리미어리그 PSR 규정은 3년 손실액이 1억 500만 파운드(약 1725억 원)를 넘지만 않으면 된다는 단순한 규정을 갖고 있다.
에버튼의 손실액은 천문학적으로 많은 액수였다. 3년 동안 무려 3억 400만 파운드(약 4995억 원)의 손실을 봤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가 규정한 1억 500만 파운드에 약 3배 정도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에버튼에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중징계가 과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승점 10점 삭감에서 승점 6점 삭감으로 징계를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버튼은 지난 1월 프리미어리그로부터 다시 기소됐고, 결국 프리미어리그 위원회는 승점 2점을 추가로 삭감하기로 했다.
에버튼은 승점 삭감 징계로 인해 순식간에 강등권으로 떨어졌다. 강등 위기에도 불구하고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팀답게 잔류에 성공했다. 35라운드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1-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일찌감치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PSR 규정으로 힘들어하고 있던 에버튼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사우디 왕실 가족이 포함된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이 에버튼의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버튼의 현 구단주는 영국의 파하드 모시리다. 모시리는 대주주가 된 이후 신구장 건설을 천명하고 석유부자들 급은 아니여도 매년 비싼 영입을 성사시키는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감독 선임이나 빅사이닝 등 중요한 상황에서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으로 팬들의 여론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파하드 모시리는 지난 9월 자신의 지분 94%를 777 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지만 투자 회사가 거래를 완료하지 못하면서 다른 투자자가 인수 입찰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에버튼 인수를 시도 중이다.
에버튼의 인수를 제안한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은 미국 투자자들과 사우디 왕실 가문, 호주 마이어 가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이들은 에버튼을 영국 축구의 ‘잠자는 거인’으로 보고 있으며 새 경기장을 통해 다시 세계 축구 정상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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