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된 링크를 눌러보니 실제 수익을 봤다는 인증 사진과 글이 넘쳐났다. 혹한 마음에 리딩방(전문가가 매매를 이끌어주는 모임)에 참여하고 안내 받은 방법으로 해당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도 설치했다. A씨는 초반까진 의심을 떨치지 못했지만 발생한 수익을 실제로 일부 환급받으며 점점 리딩방에 의존하게 됐다.
첫 수익을 거두며 의심을 내려놓게 된 A씨의 비극은 그 이후부터 시작됐다. 두 번째 거래를 위해 추가로 거액을 결제하자 그동안 사용했던 HTS를 비롯한 모든 사이트가 사라진 것이다. A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상담사 또한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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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공지 띄우며 조치 나서지만… 개선 지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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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자증권, KB에셋, 미래대신증권, TOSS TOP(토스 톱) 등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지만 모두 존재하지 않는 증권사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존하는 증권사와 비슷한 이름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사기 행태가 들끓고 있다. 최근 문자와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투자자들의 정보 취득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이 같은 창구를 통해 쉽게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국내법 상 개인이나 법인을 사칭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수사가 어렵다는 맹점을 악용해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갈취한다.
사칭 대상이 된 증권사들은 당국 신고와 이용자 공지 등의 조처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달 8일 공지사항에 ‘하나증권 사칭 투자문자 관련 유의사항 안내글을 띄웠다. 최근 자사 사명과 유사한 ‘하나투자증권’이란 이름으로 투자자 카카오톡과 문자에 “주식투자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의 허위 광고문자가 발송되고 있으니 주의해 달라는 내용이다.
하나증권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직후 바로 금융감독원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피해 방지를 위해 먼저 공지로 유의사항을 알렸고 회사 차원에선 해당 광고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공지를 통해 “최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증권사 등을 사칭해 투자상담, 리딩방 가입, 거래대금 입금 등을 유도하는 불법 유사수신 사기 및 스미싱이 성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톡 채널에는 키움증권이 실제로 운영하는 투자정보 플랫폼인 ‘키움증권 채널K’이라는 이름과 키움증권 로고를 그대로 도용한 신규 채널이 올라왔다.
삼성증권은 회사 직원을 사칭해 주식 스터디 명목으로 네이버 밴드를 운영하는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이 적발한 사례는 삼성증권 부사장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뒤 증권사에서 20년간 연평균 167%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딩방 사기는 투자 대중화 바람을 타고 전국 각지로 번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국내 누적 피해액은 약 2970억원에 달한다.
리딩방 사기 피해자는 관련 사안 구제 제도가 미흡해 피해금액을 일부라도 회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에 고소 후 계좌영장을 발부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이미 돈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다 대다수다.
개미투자자를 필두로 리딩방 불법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단속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단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리딩방 광고를 적발해 경고문을 붙이거나 사기 의심 계좌를 동결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비롯해 투자 손실금 보상 등 실질적 피해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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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체 커뮤니티도 문제… “공매도·작전 세력 악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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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자체 커뮤니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증권사별 커뮤니티가 초래하는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과거 개인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눌만한 장은 네이버 ‘종목토론실’과 ‘카페’ 등으로 국한됐다. 하지만 증권사 별 자체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소통 창구가 훨씬 다양해졌다.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증권사 자체 종목토론방이 리딩방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증권사들은 ‘주주 인증’으로 네이버 종목토론실과의 차별성을 뒀다고 주장한다. 다만 특정 종목 단 1주만 보유하고 있어도 주주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리딩방과 유사한 채널을 솎아내는 게 더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일부 종토방에서는 그럴듯한 정보와 링크를 게시한 글들이 이따금 눈에 띈다. 이들 게시물 작성자 상당수는 ‘주주’ 호칭을 달고 있다.
증권사 종토방이 이른바 불법 공매도와 같은 ‘작전(주가시세조작)’에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종토방이 활성화 된 종목이라면 거래량이 많고 주가 변동성도 크다고 잘못 판단하는 투자자들을 노린 세력들이 극성을 부리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주가가 90% 폭락한 나스닥 상장사인 메종솔루션스(MSS)와 노던(NCL), 샹송인터내셔널홀딩스(CHSN) 등은 국내 오픈 채팅방에서 유명 증권가 인사를 사칭해 회원들에게 지정가 매수를 권하는 패턴이 이뤄졌는데 이에 국내 증권사 자체 커뮤니티가 연루됐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바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증권의 경우 자체 커뮤니티에 종목 관련 채팅방 링크를 걸어 더더욱 활발한 매매를 부추기는 경우도 다반사”라면서 “결국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범죄를 눈감는 꼴이다. 해외 거래량 상위 종목에서는 이같은 링크에 대한 관리를 더욱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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