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조선업계가 적극적인 외국인 인력 채용으로 고질적인 ‘인력난’에서 어느정도 벗어났다. 국내 조선사의 공정정상화가 기대되는 가운데서도 각 사별 전망이 모두 낙관적이지는 않다. 한화오션이 대표적이다. 상선 부문 수주가 지나치게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에서는 ‘선별 수주’ 전략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낮은 수주 실적이 향후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계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와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5개사의 지난해부터 외국인 인력 채용 규모는 1만명 이상이다. 여기에 각 사의 1분기에 공정 만회비용(선박 건조시 예상 원가에서 추가 발생한 비용)이 소멸되면서 공정 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에 조선 빅3 대한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다.
에프앤가이드는 HD현대중공업이 올해 매출 13조2860억원, 영업익 4085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매출액 11조9639억원·영업익 1786억원)와 비교해 매출은 10%, 영업익은 129% 늘은 수치다. 2025년 추정치도 매출액 15조1168억원, 영업익 9283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상승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상선 수주와 자사의 강점인 예정된 고부가가치 해상설비인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의 공정이 진행되면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2조원 대의 ZFLNG를 착공했다.
이로 인해 올해 실적 전망치는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높게 책정됐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삼성중공업이 매출액 9조7124억원에 영업익 4218억원으로 전망해 매출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많지만 영업익에서는 3사 중 가장 높을 것으로 봤다.
한화오션도 올해 매출액 9조6407억원에 영업익 2903억원으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1965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향후 실적과 직결된 수주 현황에 대해서는 각사 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해 초과 수주를 달성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비해 한화오션은 주력인 상선부문의 수주실적에 눈에 띄게 부진하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은 1분기말 기준 43억6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인 72억달러의 61%를 달성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121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129%를 달성해 여유가 있는 상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D현대중공업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탄탄한 수주에 따른 본업의 안정성에 있다”면서 이어 “2020년 3분기 이후 13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며 세계 1위 조선소의 면모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말 38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97억달러의 39%를 달성하면서 무난한 연 목표 달성이 예상된다.
반면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도 40억달러로 연 목표치의 57.3%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올해도 누적 수주액 33억달러로 조선 3사 중 가장 적다.
변용진 애널리스트는 “한화오션의 장기간 수주 부진에 따른 향후 매출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며 “수주잔고를 토대로 추정되는 동사의 인도 일정은 2024년 39척, 2025년 30척, 2026년 25척으로 줄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수주를 희망적으로 가정해서 실적을 추정하더라도 2025년 매출은 2024년보다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한화오션이 매출액 9조7500억원에 영업익 1830억원을 기록해 연간 흑자전환에는 성공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2025년에는 수주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로 매출액 8조4880억원, 영업익 1190억원으로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