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이 시리즈F 투자 유치 이후 기업공개(IPO)보다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성장 전략을 모색한다. 마이리얼트립이 ‘제2의 배민’으로 등극할 가능성에 벤처투자 업계 관심이 쏠린다.
9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1월부터 진행한 756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금 납입을 지난 5일 완료했다. 투자 유치를 전후해 경영진 스톡옵션과 기존 투자자 신주인수권(BW) 행사도 뒤따르며 지분 정비까지 마무리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를 병행한 이번 시리즈F 투자 유치에서 마이리얼트립은 약 5000억~6000억원 수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리얼트립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은 나스닥이나 국내 증시 상장보다는 글로벌 M&A를 통한 회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이 통상 투자계약서에 적격기업공개 조항을 두고 상장시 최소 기업가치를 미리 책정하는 것과 달리, 마이리얼트립은 M&A 체결시 주식 전환 요건을 상세하게 담았다.
실제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아직 상장 절차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이 FI로 투자했지만 상장 주관사 체결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번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향후 1~2년간은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마이리얼트립 회수전략에 주목한다. 특히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즈에 성공적으로 M&A에 성공한 우아한형제들과 유사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A 시장 M&A 경쟁은 초기 배달앱 시장과 유사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면서 “코렐리아캐피털 등 글로벌 VC 뿐만 아니라 글로벌 딜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까지 이번 투자에 대거 참여한 만큼 얼마든지 제2의 배민과 같은 사례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은 국내 스타트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마이리얼트립 투자 유치로 올해 1분기 국내 스타트업 해외 투자는 최근 3~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마이리얼트립 이번 투자에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 △프랑스의 코렐리아캐피탈(Korelya Capital) △파텍파트너스(Partech Partners) △미국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 등 글로벌 투자사를 비롯해 국내 △SV인베스트먼트 △삼성증권이 참여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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