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6일(현지시간) 네 번째 시도 끝에 자사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꺼번에 100여명을 실어날을 수 있는 우주선의 재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유인 달 탐사와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 이주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십은 머스크가 화성 이주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우주발사체로, 길이 120m,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스타십으로 최대 150톤의 화물과 승객 100여명을 수송하는 게 스페이스X의 최종 목표다. 나사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2026년)에도 스타십이 쓰일 예정이다.
미국 중부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 50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된 스타십은 발사 3분뒤 전체 2단 발사체의 추진체에 해당하는 ‘슈퍼헤비’ 로켓으로부터 분리됐다. 이후 고도 210㎞ 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비행한 우주선은 발사 40분 뒤 고도를 낮춰 대기권에 재진입했고, 예정대로 인도양에 착수하며 총 70분간의 비행을 마무리했다. 슈퍼헤비 로켓도 멕시코만 연착륙에 성공했다.
스타십이 대기권 재진입 과정을 견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세 번째 시도에선 우주선이 지구 저궤도 비행을 마치고도 낙하 도중 분실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첫 번째 발사 이후 스타십의 슈퍼헤비 로켓과 우주선 모두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게 그간 스페이스X의 숙원 과제였다. 머스크가 지난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재진입 시 발생하는 극심한 열기 탓에 우주선 선체에 부착된 1만8000장의 타일 중 1장이라도 소실되면 귀환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날 스타십은 여러 타일을 잃고 덮개 일부가 손상됐지만 1600도가 넘는 대기권 열기를 버텨냈다고 스페이스X 측은 밝혔다. 비행 전 과정을 생중계한 스페이스X의 아나운서는 “우주로 가는 것보다 우주에서 안전하게 돌아오는 게 훨씬 어렵다”며 “재진입 기술이 앞으로 비행마다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유인 비행에 성공하는 등 스타십 안전성이 입증될 경우 스타십은 현재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인 팰컨9과 이와 결합된 유인 우주선 드래곤2를 대체할 전망이다. 팰컨9은 재사용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상용 발사체로 통신위성을 발사하거나 드래곤2를 싣고 나사의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 임무를 도맡아 왔다. 그러나 팰컨9에 탑재할 수 있는 화물은 22톤, 드래곤2의 탑승 인원은 7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주선 세대교체에 성공할 경우 ‘비행기 타듯’ 우주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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