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점 PB(자체브랜드) 상품이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품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도 다양한 PB 상품을 추가로 선보여 흥행 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올해부터 가격 소구형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리얼프라이스는 GS리테일이 우수한 상품력을 가지고 있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업체를 적극 발굴해 운영 중인 상생형 전용 브랜드 상품이다.
GS25는 현재 계란, 콩두부, 대패삼겹살, 천연펄프화장지24롤 등 20여 종의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운영 중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해당 상품들의 누계 매출액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GS25의 대표적인 PB 흥행 상품으로는 세숫대야냉면도 빼놓을 수 없다. 8인분 용량으로 기획된 세숫대야냉면은 초대형 물냉면으로 1.2kg 냉면 사리와 특제 냉면 육수, 냉면 소스, 건조야채, 냉면 식초 등을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아낸 제품이다. 이는 시중 냉면 중량의 8배 수준이다.
특히 일반적인 냉면 가격이 만원을 훌쩍 넘기는 물가 속에서 8인분 냉면을 1만7900원에 선보여 출시와 동시에 많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달 16일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는 판매 시작 75분만에 상품 2000개가 완판되기도 했다.
라면, 스낵, 커피, 간편식 등 지난해부터 시작된 GS25 점보 시리즈는 1년만에 무려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CU는 지난 2021년 2월 선보인 초저가 PB 브랜드 득템시리즈로 인기몰이 중이다. 득템시리즈는 라면, 김치, 계란, 티슈, 즉석밥 등 각종 카테고리 상품을 출시하며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보다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로 고객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고 있다.
그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득템시리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은 193.1%에 달한다. 지난달 말 기준 누계 판매량도 3000만개를 돌파했다.
CU ‘880 육개장 라면’도 인기다. 지난 2월 출시한 880 육개장 라면은 출시 약 2달 만에 누적 판매량 4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일평균 8400여 개, 1시간에 350여개 판매되는 수치다.
특히 해당 상품은 고물가 시대에 단돈 8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입소문을 타며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대학가와 학원가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해당 입지의 매출은 출시 첫 주 대비 8주차 매출이 5배나 뛰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론칭한 ‘세븐카페’를 통해 PB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전자동 ‘드립 방식’ 추출 커피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고압 스팀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니라 종이 필터를 이용해 한 잔씩 내리는 방식을 활용해 오일 성분이나 미세한 입자들이 필터에 걸러지면서 더 깔끔한 커피 맛을 구현해 낸다.
그 결과 출시 초기 10개점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세븐카페는 현재 전국 1만1000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연도별 판매 순위에서도 세븐카페가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고객, 경영주, 임직원 등의 시음회를 거쳐 5년만에 원두 리뉴얼도 단행했다.
이처럼 편의점업계가 PB상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익성 개선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함이다.
기업 입장에서 PB상품은 유통단계를 축소해 마진을 줄여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제품 기획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 관리가 용이해 품질도 높일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고물가 속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도 상품성은 우수하지만, 가격을 낮춘 가성비 PB상품을 늘려나가는 추세”라며 “특히 고객들이 즐겨 찾지만, 가격 민감도가 높은 카테고리 상품에 대한 PB상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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