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얄궂은 운명이다. 사제의 연으로 맺은 시작한 인연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과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의 이야기다.
한화와 NC는 7일부터 9일까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주중 3연전을 놓고 보면 양 팀의 분위기는 다르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KT와 수원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따냈다. 투타 모두 완벽했다. 사흘 동안 팀 평균자책점은 1.33으로 전체 1위였다. 팀 타율은 0.342로 키움(0.349)에 이어 2위. 3연전 기간 동안 실점은 4점인 반면 득점은 26점을 올렸다.
NC는 두산과 홈 3연전을 치렀다. 팀 평균자책점은 4.20으로 5위, 팀 타율 0.209로 7위였다. 투타 엇박자가 심했다. 모처럼 선발진이 호투했지만 방망이가 침묵했다. 16실점하고 8득점을 뽑는데 그쳤으니 승리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NC는 4연패에 빠졌다.
이 두 팀이 이제 대전에서 만난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NC는 28승1무32패(승률 0.467)로 6위, 한화는 27승1무32패(승률 0.458)로 7위다. 두 팀의 승차는 단 0.5경기차다.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순위 싸움과 더불어 김경문 감독과 강인권 감독의 맞대결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강인권 감독과 김경문 감독의 연은 꽤 길다. 강 감독이 두산과 NC에서 김경문 감독을 선수-코치, 선수-감독, 코치-감독으로 오랫동안 모셨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에서 사퇴하고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하자 자신도 NC로 옮겨 배터리 코치로서 김 감독을 보좌했다. 이후 한화와 두산에서 코치로 있다가 수석코치로 NC에 복귀한 뒤 감독대행을 거쳐 지난해 NC 3대 감독이 됐다.
오랜 시간 김경문 감독과 함께 했기에 강인권 감독의 리더십이나 야구관 등 많은 것들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스승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전화로 인사부터 드렸던 강인권 감독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격려와 걱정부터 쏟아냈다고. 최근 NC 흐름이 좋지 않자 강인권 감독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식사량이 줄어드는 타입이라 김경문 감독도 이를 보고 걱정을 한 것이다.
강인권 감독은 “‘너 또 살 빠졌더라’고 하시더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김경문 감독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강 감독은 “두산에 31살인가, 트레이드로 갔는데 연습을 엄청 많이 시켰다. 서른 될 때까지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다. 못하겠다고 할 수 없었다. 그 과정을 거치니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왜 연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도 시켜주셨다. 고참이 헤야 할 일도 명확히 정리해주셨다. 엄할 때는 또 엄하셨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을 대부분 엄하실 것 같다고 생각하신다. 그런데 아니다. 그 이면에 되게 따뜻함을 갖고 계신다. 카톡, 문자도 자주 주시고,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면서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제 존경심은 뒤로하고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만난다. 팀의 수장 대 수장으로 격돌한다.
강인권 감독은 “축하할 일은 축하드리고, 경기에 들어가면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감독님에게 분명히 보여드릴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그래야 조금 더 뿌듯하게 보시지 않을까”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경문 감독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나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강인권 (NC) 감독 등도 축하 연락이 왔다. 고마웠다. 앞으로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재미있는 승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NC, 상승세를 이어나가야 하는 한화. 사제지간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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