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산 무기가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 및 크렘린궁을 타격하는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8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에 있는 노르망디 미군 묘지에서 인터뷰를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산 무기가 러시아에서 사용됐는 지 여부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해당 무기들이 모스크바를 타격하는데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것들(미국산 무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면서도 “러시아 본토 내 200마일 깊숙이 타격하거나 혹은 모스크바나 크렘린궁을 타격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3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산 무기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데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미국산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금지하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대적인 공세를 감행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사용 지역은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 인근 지역으로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을 앞두고 타스통신 주최로 열린 세계 주요 뉴스 통신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을 겨냥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누군가 우리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전투 지역으로 공급해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우리라고 해서 해당 국가들의 민감 목표물에 대한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지역으로 같은 종류의 무기를 제공할 권리가 없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결국 그런 국가들이 우리를 상대로 한 전쟁에 연루된다면 이는 러시아 연방을 상대로 한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전하는 것”이라며 “그럼 우리는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그게 걱정이 되나?”라고 운을 뗀 후 “나는 그를 40년 넘게 알았고, 그 때문에 40년 넘게 걱정을 했다”며 “그는 올바른 사람(decent man)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독재자이고, 이 전쟁을 계속하는 동시에 자신의 나라를 결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것은 모스크바, 크렘린을 타격할 무기가 아니라, 국경 바로 너머로만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이다. 이곳에서 러시아인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을 학살하기 위해 재래적 무기를 엄청나게 퍼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장남 헌터 바이든이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를 사면하지 않을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헌터 바이든을 사면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결과를 ‘사기’라고 비난하며 부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 배심원단이 말한 것이다”고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시민민 안전 확보 촉구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강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네타냐후 총리)가 내 의견은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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