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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곳곳을 2주 넘게 누비는 강행군을 벌인다. 매일 분단위까지 나눠지는 빽빽한 일정 30여 건을 이달 중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는 물론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는 이번 출장은 삼성의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그렇게 도착한 현지에서 버라이즌을 비롯해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미국 주요 IT(정보기술)·AI(인공지능)·반도체·통신 관련 기업 CEO(최고경영자)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회장은 첫 일정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AI를 활용한 기술·서비스 방안을 모색하고,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또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방안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할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6·폴드6’ 판매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그 결과 갤럭시 신제품 관련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미팅 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다.
앞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버라이즌과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을 계기로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당시 수주는 7조9000억원 규모로,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과 버라이즌이 갤럭시 단말기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광범위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오래되고 각별한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은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이어져 5G 분야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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