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업계가 전에 없는 호황을 맞았다. 미국, 중동 등 글로벌 ‘큰 손’ 국가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수주고·영업이익 측면에서 양과질적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빅3’인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3사의 수주잔고가 올 1분기 기준 13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6조497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0% 이상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은 4조1186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성장했다. LS일렉트릭도 2조5866억원 수주잔고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00억원 가량 늘었다.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영업이익 1288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어난 실적이다. 효성중공업도 300% 가량 늘어난 562억원을, LS일렉트릭은 15% 증가한 937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AI산업의 성장과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교체 시기 도래,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이 맞물려 전력기기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AI 산업의 경우 막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를 요한다. 이를 위해 구축되는 데이터센터들의 소비하는 전력양이 막대하다. 이를 위해 고효율의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력망에 노후화된 변압기 등의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며,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효율적으로 송전하기 위한 송전기기들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AI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심화되는 반도체 경쟁,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중동에서의 수요, 아프라카, 오세아니아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달러에서 2030년 5320억달러, 2050년 63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설에 나섰고 효성중공업은 네덜란드에 R&D센터를 건립했다. LS일렉트릭도 부산사업장 증설을 추진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기기 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2030년정도까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면서 “2030년 이후 성장세는 미지수여서 기술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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