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이 반도체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장비인 광각기(리소그래피 기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고성능 장비를 통해 ‘반도체 굴기’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중국 시장조사기관 ‘쯔옌컨설팅’에 따르면 중국 리소그래피 기계 시장 규모는 2021년 이후 줄곧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134억4000만 위안 △2022년 147억8000만 위안 △2023년 160억9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장비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주 수입 지역은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이다. 작년 기준 1·2위 수입국은 일본과 네덜란드다. 대일본·대네덜란드 수입액은 각각 75억1900만 달러, 72억4200만 달러다. 양국 수입액은 해당 품목 중국 총수입액의 50% 이상이다. 같은 기간 한국 수입액은 최근 2년 연속 감소, 작년에는 전년 대비 17.9% 줄어든 12억2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리소그래피 기계는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핵심 장비로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 중 하나다. 리소그래피는 집적회로 제작 시 실리콘 칩 표면에 만들고자 하는 패턴을 빛으로 촬영한 수지를 칩 표면에 고정한 후 화학 처리나 확산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 정밀도를 높인다. 처음에는 가시광선, 자외선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전자빔을 사용해 더 미세한 패턴을 만든다.
글로벌 리소그래피 장비 시장은 △ASML △니콘 △캐논 등 3사가 독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3사의 시장점유율을 90% 이상이다. 이중에서도 ASML은 극자외선(EVU) 노광 장비를 비롯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압도적인 매출을 자랑한다. 3사 매출을 모두 합쳤을 때 ASML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중국도 리소그래피 생산 기업이 존재한다. 중국산 리소그래피 기계는 주로 반도체 후공정(BEOL, Back-end of Line) 패키징, LED, 패널 등의 제작에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2022년 중국 리소그래피 기계 생산량은 95대였으며, 2023년에는 1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이큅먼트(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중국명 上海微电子装备有限公司)은 중국 최초로 90나노미터(nm) 이하의 칩 제조 능력을 갖췄다. 현재도 해당 기업은 중국에선 유일하게 리소그래피 기계 완제품을 제조 판매한다. 이밖에 △베이징화주오정밀기술유한회사(北京华卓精科科技股份有限公司) △베이징 RS레이저 옵토일렉트로닉스테크놀로지(北京科益虹源光电技术有限公司)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 관계자는 “리소그래피 기계 시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핵심 분야로 각국 정부는 다양한 자원을 투입해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 정부 역시 리소그래피 기계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 위해 정부투자, 재정지원 등을 통한 풍부한 자금 조달, 인재 양성, 수출입 절차 효율성 제고 등 여러 가지 정책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업계의 고비용을 절감해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하고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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