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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은행 영업점 이유 있었네…인뱅>시중銀 생산성 ‘압도’

데일리안 조회수  

인뱅 1인당 순익 1억8900만원

5대 은행보다 3배 가까이 높아

비대면 통한 효율화 작업 ‘속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사옥. ⓒ 각 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직원들의 1인당 생산성이 웬만한 대형 은행보다 3배 가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영업을 내세운 인터넷은행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고객들의 편의성을 물론 은행들의 경영 효율에도 도움이 된다는 방증인 셈으로, 시중은행들의 오프라인 영업점 통·폐합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1인당 생산성은 1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은 토스뱅크로 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1인당 생산성은 1억8000만원, 1억37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0.0%, 0.7% 증가했다.

1인당 생산성은 은행이 거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등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충전이익)을 직원 수로 나눈 값이다. 충당금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인력 대비 수익 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직원 1명이 벌어 들이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즉 토스뱅크의 경우 직원 1명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간 2억4900만원을 벌어 들인 것이다.

반면 대형 은행들의 생산성 지표는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평균 1인당 생산성은 664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은행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홍콩 H지수 ELS 배상에 대한 충당부채를 반영한 영향이 컸다. 다만 일시적인 비용인만큼 2분기부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8800만원 ▲우리은행 8400만원 ▲신한은행 7900만원 ▲농협은행 4400만원 ▲국민은행 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ELS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의 1인당 평균 생산성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 1분기 8900만원에서 58.4% 줄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50%, 20.7%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3.2%, 3.4% 하락했다.

하지만 5대 은행이 홍콩H지수 ELS 관련 배상액을 1분기에 모두 털어내고 생산성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한다 해도 인터넷은행의 생산성을 추월하긴 어려워 보인다.

1인당 생산성은 충전이익과 직원수로 결정되는데, 기존 은행이 영업점 없이 100% 비대면으로 지출을 줄이는 인터넷은행을 따라가기엔 한계가 있어서다. 인터넷은행은 점포가 없고 직원 수가 적어 판관비를 낮추기가 쉽다. 이같은 장점을 기반으로 대출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인터넷은행은 터치 몇 번에 대출 실행까지 이뤄지는 비대면 영업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보대출 고객을 끌어가고 있다.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도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은 저금리를 제공하며, 대출 수요를 흡수했다. 서비스 개시 첫날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에 고객이 몰리며 신청접수를 중단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고정비용을 아낄 수 있기에 가능했던 상황이다.


토스뱅크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이유도 최근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여전히 타 은행보다 적은 인력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형 은행은 직원이나 점포를 줄이면서 1인당 생산성을 끌어 올려 왔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국내 점포 수는 3927곳으로, 5년 전보다 16.4%(772곳) 줄었다. 5대 은행에서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13곳의 점포를 없앴다. 총임직원 수도 지난해 3분기 기준 7만3009명으로 5년 전(7만7607명)보다 5.6%(4598명) 감소했다. 해마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억대 위로금을 얹어주면서 인력을 감축해왔다.

다만 이같은 은행의 생산성 제고 방식에는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점포 감소에 따른 금융 취약계층의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이 점포를 없애려면 폐쇄 합리성을 점검하기 위한 사전영향평가를 강화하고, 창구 대체율이 높은 대체 점포를 우선 마련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은행들은 일반 영업점을 줄이는 대신 특화 점포나 고액자산가를 겨냥한 점포 등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대면거래가 줄고 비대면 거래는 늘어나면서 은행 영업점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단순 점포를 없애는 방식이 아닌 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를 풀어 은행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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