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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대비” 은행 시니어 마케팅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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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특화 점포 적극 운영

자산 관리·상속 관심 확대

노인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은행들이 시니어 고객 대상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필두로 초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함에 따라 이들의 금융 생활을 돕기 위한 특화 점포와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은퇴 시기에 맞춰 자산관리는 물론 상속 등의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월 중·장년층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특화점포’를 경기도 고양시 탄현역출장소를 리모델링해 개점했다. 해당 점포에는 큰 글씨 안내, 난청 어르신 글 상담 서비스, 쉬운 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시니어 맞춤 디지털 기기 등을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7월부터 찾아가는 이동점포인 ‘KB 시니어라운지’를 운영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고령층이 자주 찾는 복지관을 직접 찾아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11월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 맞춤형 ATM’을 선보였다. 일반 ATM보다 글씨가 크고 안내 음성도 평소 속도의 70% 수준으로 느리게 설정해 고령층 고객의 쉽게 사용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고령층을 위한 ‘효심’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고령층 맞춤 금융 서비스는 물론 교육을 제공하는 등 지역 상생 은행 영업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의 시니어 고객 대상 마케팅은 ‘상속’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향후 상속 신탁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에 상속 절차를 맡기는 유언대용신탁의 상품 규모는 1년 사이 급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다. 2020년 말 8800억원에 불과하던 수탁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위탁자)이 금융사 등(수탁사)에 재산을 맡긴 뒤 배우자‧자녀 등(사후수익자)에게 이전하는 상품이다. 위탁자 생전에는 본인이 직접 재산을 빼서 쓰고, 사후에는 재산을 수익자에게 언제 어떻게 지급할지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유언장을 쓰지 않더라도 사후에 재산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설계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관심이 커지자 시중은행도 상품 다양화에 나서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상속 집행 등을 돕는 유산정리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KB국민은행은 금 실물을 상속하거나 증여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유언대용신탁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고, 우리은행은 유언장 보관서비스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속신탁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상속신탁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고령층이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 상속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국내 금융회사는 5~7년 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상속신탁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관련 역량을 향상하고 이를 핵심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영전략연구실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영업 대비 수익성이 우수한 고액 자산가를 위주로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해 상속신탁 사업 기반을 구축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대중 부유층까지 고객층을 확대하고 규제 변화에 대비해 비금융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미래 상속신탁 시장 성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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