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피 장세에 갇히면서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때 나 홀로 17%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코스피200을 벤치마크로 하는 ETF가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기초지수를 코스피 200으로 하는 국내 21개 ETF 중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연초(1월 2일~6월 4일) 대비 16.9% 상승했다.
이 ETF는 월 배당과 코스피200 대비 초과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는데, 월 배당 0.50%를 제외하고도 17% 가까이 올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7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액티브 ETF는 4.52% 오른 흥국자산운용의 ‘HK베스트일레븐액티브’ ETF였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70%가량 그대로 복제하고, 나머지 30% 범위에서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운용하며 추가 수익을 노린다.
‘TIMEFOLIO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코스피200 지수 수익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보다도 상승률이 높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레버리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레버리지’는 각각 0.60%, 0.35%씩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레버리지’는 오히려 0.08%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200지수는 1.27% 올랐다. 레버리지 상품은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훼손된다.
타임폴리오운용의 ETF가 다른 ETF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 대신 ‘삼양식품’을 택한 영향이 크다. 삼양식품은 ‘불닭 열풍’ 속에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면서 올해 주가가 21만8000원에서 4일 54만5000원으로 150% 급등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총 배당금을 1400원에서 2100원으로 50%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TIMEFOLIO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ETF는 삼양식품을 4일 기준 16.54%로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삼성전자 비중은 8.59%로 두 번째로 크고, 세 번째는 SK하이닉스(7.10%)다.
통상 운용사들은 코스피200 추종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삼성전자의 비중을 가장 크게 가져간다. 코스피200 지수 내의 삼성전자 비중이 30%가 넘기 때문에 비중을 낮게 가져가면 향후 성과에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운용을 제외한 다른 액티브 ETF의 경우 삼성전자 비중이 20~30%대로 압도적이다. 하나운용의 ‘1Q K200 액티브’ ETF는 삼성전자를 30.15%로 가장 많이 담았고, SK하이닉스(8.91%)를 두번째로 많이 담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큰손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 올해 주가가 부진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 비중이 큰 ETF 성과도 좋지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4.25% 하락했다.
타임폴리오 측은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과 배당 등을 살펴본 뒤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편입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조상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장은 “연초 밸류업 수혜로 금융주들의 성과가 좋았는데, 이후 삼양식품의 불닭 관련 수출 데이터를 확인한 후 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시가배당률은 1% 정도인데, 배당금 재원이 늘고 있어 더 편입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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