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관광 수지에 도움이 되는 체류 기간과 지출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정부가 강조하는 방한 외래객 ‘2000만명’이라는 표면적 수치에 치중하기 보단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입국자 수는 315만8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157만명) 대비 201% 증가했다. 조사는 한국 방문 후 출국하는 만 15세 미만의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91일 이상 체류 여행객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1분기 입국자 수는 중국인 관광객이 98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97% 급증했다. 일본은 66만명으로 188% 늘었고, 대만은 30만명으로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재개된 이후 방한 외래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정부가 설정한 ‘방한 외래객 2000만명’ 달성 목표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문제는 외국인의 체제 일수와 지출액이다. 표면적인 여행객 수는 늘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방한 관광객들의 체류 기간은 짧아졌고 덩달아 여행 경비도 줄었다.
1분기 국제교통비를 제외한 1인 지출 경비는 1344.7달러(약 184만원)로, 전년 1분기와 비교해 247.1달러(약 34만원) 감소했다. 과거 쇼핑이 포함된 단체관광이 중심이었던 방한 여행 패턴이 ‘체험’과 ‘미식’ 등 다양한 방면으로 분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관광객들의 체재 기간 감소는 지출액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의 평균 체재 기간은 6.5일로, 2023년 1분기와 비교해 1.9일 줄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방한객 수는 늘고 있지만 체재 기간과 지출 경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봤을 때 정부가 방한 여행객 숫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방한객 수도 중요하지만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 내수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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