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 및 은행에 여성 임원이 여전히 자리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은행도 드물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 및 은행이 제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이행계획을 점검한 결과, 점검 대상의 전체 여성 이사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여성 이사가 전무한 은행도 5곳에 불과했고, 정보기술(IT)·소비자·ESG를 전문분야로 하는 사외이사가 없는 은행도 다수였다.
금감원이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전문분야 및 성별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점검 대상은 8개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NH·BNK·DGB·JB) 및 1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SC·씨티·카카오·케이·토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최종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해당안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을 골자로 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사 여성 임원 수는 ▲신한금융 5명(26.3%) ▲KB금융 5명(16.1%) ▲우리금융 2명(11.1%) ▲하나금융 3명(9.4%) 순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도 ▲KB국민은행 5명(10.9%) ▲우리은행 3명(10%) ▲NH농협은행 2명(8.3%) ▲신한은행 2명(7.1%) ▲하나은행 1명(2.8%) 에 불과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터넷 은행 3사 중 케이뱅크는 여전히 여성 임원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 및 평가 등에 관련된 사항의 경우, 각 은행의 CEO 선임 및 사외이사 선임·평가 등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개선방안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은행 또한 아직 소수라는 설명이다.
이에 해당 내용에 관한 책무구조도를 마련 중인 국내 금융사들은 당국의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위해 내년 1월 초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는 책임소재를 구분짓는 부분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관련 기준이 계속 바뀌고 있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그에 맞춰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조선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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