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자산 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년 사이 두 배 넘게 올랐다. 금융당국은 긴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4일 저축은행 1분기 통일경영공시를 보면, 자산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 PF 연체율은 단순평균 기준 11.05%였다.
이는 전년 동분기(4.4%)보다 6.65%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특히 PF 연체율이 10%가 넘은 저축은행이 작년 1분기에는 한 곳이었으나 올해는 10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1분기 PF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이었다. 연체율이 19.18%에 달했다. 이어 상상인 18.97%, 페퍼 17.32%, OK 15.33% 순이었다.
부동산업종(PF·건설·부동산업) 총 대출 연체율도 작년 1분기 4.57%에서 올 1분기 12.08%로 7.51%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이 10%대를 넘은 곳은 작년 1곳에서 올해 14곳으로 불어났다. 상상인 25.05%, 키움 17.59%, 페퍼 17.41%, 웰컴 16.47% 순이었다.
이들 저축은행의 자산 총 합계액은 87조7600억여 원이었다. 전국 총 79개 저축은행 자산총액 122조7000억여 원)의 72%에 달한다.
저축은행권은 상위 20개사 가운데서도 자산 쏠림 현상이 크게 차이 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총자산 13조 원이 넘는 OK(13.8조 원), 웰컴(6.2조 원), 페퍼(3.7조 원), 상상인(2.7조 원) 등 자산 상위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주로 올라갔다.
저축은행 중 총자산이 10조 원을 넘은 곳은 SBI와 OK 둘뿐이다. 상위 20개사 중 하위 대부분은 총자산이 1조 원대다. 이들 20개사의 총자산 합은 103조4000억 원이다.
상위 저축은행의 자산이 1년 사이에 줄어든 것 역시 좋지 않은 신호다. 그만큼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뜻이다.
총자산 1위인 SBI의 자산이 작년 1분기 15.8조 원에서 올해 14.7조 원으로 줄어들었다. OK는 14조 원대에서 13조 원대로 떨어졌고 페퍼는 6조 원에서 3.7조 원으로 급감했다. 웰컴이 6.7조 원에서 6.1조 원으로 감소했고 상상인은 3.3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줄어들었다.
저축은행권의 1분기 경영실적도 좋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1203억7000만 원이었다. 작년 순손실액 683억6000만 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손실액이 급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에서도 1분기 기준 IBK(10.35%), 상상인플러스(10.88%)가 BIS 권고치인 11%에 미달했다. 이 외에도 적잖은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전년보다 하락했다.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PF 위기론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날 금융감독원은 연체율 관리가 미흡한 10여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섰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현장점검이다. 4월 당시는 ‘4월 위기설’이 돈 바 있다.
아울러 당국은 수도권에서 영업하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인수합병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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