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부동산의 외국인 임대인 수는 718명을 기록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외국인 임대인 수는 2022년 5월 622명을 기록한 이후 매월 300~400명대에 머물다 올해 3월 643명으로 반등했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분석 결과 전국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올 2월 1163건에서 3월 1604건으로 38% 뛰었다. 매수자 혹은 매도자가 외국인인 경우를 모두 합한 결과다.
서울은 173건에서 217건으로 25%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천구(18건)와 구로·영등포구(17건)가 뒤를 이었다.
국적 기준으로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전체 주택 8만7223가구, 소유자 8만5358명 가운데 중국인은 5만405명으로 57%에 해당했다. 다음으로 미국인이 1만8461명(21%)을 차지했다.
공동주택 소유자는 중국인(4만8467명)이 미국인(1만5138명)의 3배를 웃돌았다. 단독주택의 경우 미국인(3323명) 소유자가 중국인(1938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거래가 다시 활발해진 배경에는 매매가 상승의 기대가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금리 정책이 올해 변화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투자 판단을 하는 것.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1% 오른 0.06%를 기록했다. 전주(0.05%)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활성화는 부동산에 긍정 영향을 미치는데 외국 투자자들은 거주 목적보다 사업을 위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부동산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투기성 거래가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대상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3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외국인 주담대 잔액은 2019년 말 2조455억원에서 2022년 말 2조2312억원으로 2000억원(12.6%)가량 늘었다.
문제는 높은 금리 탓에 주담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이 연체를 버티다 못해 출국할 때 발생한다. 외국인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상태로 본국 등 해외 도피를 하는 경우 소재 파악이 어려워 한국 집주인보다 처벌이나 보증금 회수 등이 힘들다.
지난 4월 서울 관악구의 다가구주택을 보유한 중국인은 약 20명의 세입자 보증금을 떼어먹고 도주한 사실이 알려졌다. 세입자들의 총 피해 금액은 22억5000만원 상당이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 소장은 “외국인 투자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며 “내국인에 대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 외국인 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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