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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혁명]① 인간형 로봇의 꿈···R.U.R.에서 아시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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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혁명과 정보화혁명으로 대변된다. 이제 인간의 외양은 물론 제조현장에 필요한 충분한 자율성과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새로운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로봇과 달리 두발로 걸으며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융통성까지 갖추면서 그야말로 온전히 사람을 대체할 제조 및 물류 혁명의 핵심으로 떠 올랐다.

최근 2~3년새 전세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열풍에 휩싸였고 누가 최고의 로봇을 먼저 산업 현장에서 상용화할지 경쟁하고 있다. 이미 미국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아마존 물류창고에 이족보행 로봇인 ‘디지트’로 제품을 나르고 있다.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등 귀에 익은 업체들을 필두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의 업체들까지 합류해 산업현장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선두 주자인 미국은 지난 2015년 미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가 주최한 세계 재난 발생시 투입될 최고의 기능을 가진 인간형 로봇을 뽑는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이후 엄청나게 발전을 보이며 전세계 휴머노이드 열풍을 불러왔다. 이에 중국정부는 지난해 국가정책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 지원책(지도의견)을 공식채택해 2025년까지 완성품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27년까지 자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파괴적 산업 혁명을 가져올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망까지 구축할 계획을 수립했다. 여기에 유럽 업체까지 유력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대열에 가세했다. 그러나 2015년 DRC에서 카이스트팀의 ‘DRC 휴보’로 세계 최고의 휴머노이드 로봇 평가를 받은 강국 대한민국은 9년이 지난 지금 이 세계적 경쟁 소식 속에서도 불안할 만큼 조용하다. 지난 2000년 전세계를 놀라게 한 2족 보행 로봇 ‘아시모’를 내놓은 이후 산업현장에 투입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 대열에 전혀 끼지 못하고 잠잠하다.

전세계가 인구절벽, 3D 업종 기피 등의 여파로 인력부족을 겪고 이에 임금상승률이 기업 수입 증가율을 앞서가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는 로봇, 특히 인간을 대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압박은 점점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잇다.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펙이 자신의 희곡 ‘R.U.R.’(1920)에 제조공장 휴머노이드 로봇을 등장시킨 이후 일본 혼다의 아시모가 등장하는 2000년까지 등장한 주목할 휴머노이드 로봇들, 이후 DRC2015를 계기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훨씬 개선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 상황, 그리고 향후 1~2년 내 산업현장에 본격 투입돼 휴머노이드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된 휴머노이드들을 3회에 걸쳐 함께 알아본다.

인간형 로봇의 꿈···R.U.R.에서 아시모까지

②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경쟁 가열…우리는

③급부상 중인 주목할 만한 10대 휴머노이드

1920년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펙이 쓴 희곡 ‘로섬의 유니버설 로봇’(R.U.R.)이 이듬해 첫 상연됐다. 공장의 제조 로봇들이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사진=위키피디아)

1920년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펙이 자신의 희곡 ‘로섬의 만능 로봇’(R.U.R.)에서 처음 사용한 ‘로봇’이란 말은 이제 인류가 매일 대중매체를 통해 듣는 단어가 됐다. R.U.R은 이듬 해인 19221년 극장에서 처음 상연된다. 차펙의 R.U.R.은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을 가리킨다. 이 내용에 자극받은 많은 사람들이 이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잇따라 내놓기에 이른다. 초기 휴머노이드는 기술적으로는 기껏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서고 팔을 움직이고 스피커를 통해 무선 전송된 음성을 사람들에게 하는 수준의 기계 덩어리라고 할 수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조악하나마 점점 더 인간형 로봇이라고 할 만한 모습과 기능으로 진화했다. 1920~3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개발된 조악한 초기 휴머노이드 로봇은 1970년대에는 좀더 진화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인간과 대화하고 악수하고 상호작용하며 인간처럼 걷는 로봇이 등장한다. 일본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의 등장은 인류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서 더 나아간 인류는 24년 만에 인간의 손가락처럼 날렵한 손가락이 들어가고 R.U.R.에 등장한 제조현장 로봇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까지 탑재되기 시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공상과학 소설(SF)적 상상력이 AI를 통해 실현되고 있는 시대, 즉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에서 중요한 로봇들을 추려봤다.

에릭(Eric·1928), 영국 엔지니어가 목소리내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

1928년 영국 엔지니어 윌리엄 리처즈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에릭’. (사진=사이버네틱주)

1928년 9월 15일. 런던 왕립원예홀 연례 기계전시회에 목소리를 내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에릭’(키 1.8m, 무게 63kg)이 소개됐다. 윌리엄 리처즈라는 기술자가 설계와 제작을 맡았고, 서리 사의 모터 기술자인 앨러 레펠이 협력해 만들었다.

알루미늄 금속, 무선통신, 확성기, 모터, 케이블, 도르래가 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성하는 주요 구성품이었다.

시선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이 로봇 가슴 부위의 금속판 위에 새겨진 ‘R.U.R’이라는 글자다. 리처즈가 1921년 첫 공연된 카렐 차펙의 ‘R.U.R.’ 연극을 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에릭의 알루미늄 몸체는 갑옷을 입은 중세 기사의 외양으로 만들어졌다. 머리 부분은 왕관을 쓴 것처럼 보이지만 때론 금속 투구의 바이저(보호대)를 위로 들어올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슴 내부에 들어간 확성기와 무선장치가 발성장치로 작동했다. 이 장치가 무선으로 보내진 음성을 수신해 로봇의 목소리처럼 발성했다.

이 로봇은 일어나고, 손을 흔들고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서 인사를 하고 말을 하는 그야말로 기계식 로봇이었다.

발밑 받침대 아래 설치된 모터가 케이블을 움직이면 무릎 안에 있는 도르래가 움직여 고정 레버를 위로 올린다. 그러면 레버 앞에 붙어 있던 추가 장화속 아래로 내려가고 그 결과 에릭이 일어나는 구조였다. 팔의 경우는 엉덩이 아래쪽 모터가 작동해 몸통 속의 고정레버를 움직였고 이것이 다시 어깨속 도르래를 통해 케이블을 당기게 설계됐다. 동일한 방법으로 목을 좌우로 흔들 수도 있었다고 한다. 발 받침대 아래에는 로봇을 움직이는 12V의 축전지가 들어 갔다.

알파(1932), 영국 엔지니어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1932년 영국의 해리 메이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 (사진=사이버네틱주)

에릭의 계보를 잇는 ‘알파’ 역시 영국에서 나왔다. 해리 메이라는 기술자가 제작한 이 로봇은 에릭처럼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몸 전체가 크롬 금속 갑옷으로 만들어졌고, 귀에는 마이크가 달렸으며, 눈에는 광전관이 장착돼 있었다. 무게가 무려 2톤(?)이나 나가는 거구로 알려져 있다. 알파는 미국에서 개최된 ‘라디오 박람회’에 전시됐다. 1920~30년대 미국은 라디오가 엄청나게 활발하게 보급되던 시기였다. 알파는 머리 부분을 간단히 교체할 수 있고 아예 다른 로봇으로도 변형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알파의 머리부분이 바뀌면서 혼란을 낳곤 했다.

최근 나온 영국 엔지니어드 아트사의 만든 감정을 표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메카’(2021)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영국이 이미 오래전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 선구적 국가였다는 점이 자연스레 다가올지도 모른다.

일렉트로(Electro·1939), 말하고 노래하고 셈하는 휴머노이드

미국 웨스팅 하우스가 1939년 발표한 일렉트로(왼쪽)와 얼개도. (사진=위키피디아)

일렉트로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 첫선을 보인 웨스팅 하우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키 2.1m, 무게 118kg에 이르렀다. 음성명령에 따라 움직였는데 이를 위해 교묘한 기술이 필요했다.

일렉트로는 당시 뉴욕 세계 박람회 행사 관중들 앞에서 자신을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제 이야기를 말하게 돼 매우 기쁩니다. 저는 48개의 전기 릴레이를 하는 매우 훌륭한 두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일렉트로는 걷기, 말하기, 셈하기, 노래하기를 포함한 26개의 다른 트릭(속임수)들을 선보였다. 700개 단어를 사용해 운영자의 질문에 답할 수 있었다. 사실 그 반응들은 모두 사전에 녹음됐던 것이었고 33⅓ rpm레코드로 재생된 것이었다. 일렉트로가 특히 좋아하는 대사들 중 하나는 “제 두뇌가 여러분의 두뇌보다 큽니다”였다. 무게가 25kg였기에 확실히 그랬다. 이 로봇은 입술 위에 있는 2개의 콧구멍으로 담배도 피웠고 풍선을 불어 터트릴 수도 있었으며 팔과 머리를 움직였다. 몸체 외부는 알루미늄 판이고, 내부는 금속 기어, 캠, 모터로 이뤄졌다.

이 로봇은 이 회사가 앞서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의 업그레이드버전이라 할 수 있었다. 1920년대 초 미국 웨스팅 하우스는 전자동 전기변전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 회사의 로이 J. 웬슬리라는 엔지니어는 1928년 원격으로 변전소를 호출해 정상적 작동 루틴을 변경할 수 있는 일련의 제어장치인 텔레복스(Televox)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 로봇은 단순한 벽판 재료로 만들어진 극히 조잡한 수준의 휴머노이드였다.

웬슬리는 이후 가전 사업부로 가서 몇몇 기술자들과 휴머노드 로봇을 만들었다. 바로 일렉트로다. 이 로봇은 알루미늄 판재로 만든 몸통, 팔,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머리와 손은 알루미늄으로 주조됐다. 다른 부품들은 공장안에 있는 자재들로 조달했다. 이를테면 다리미, 커피 포트, 와플 제조기, 바퀴, 진공청소기 등에서 전력선을 슬쩍 가져다가 만들였다.

일렉트로는 처음에는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을 열광시켰고, 그 다음에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웨스팅하우스 가전품 판매를 위한 광고를 하며 돌아다녔다. 일렉트로 개발자들은 음성으로 작동되는 로봇을 개발함으로써 공상과학소설을 현실화하려 했던 선구자들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었다. 일렉트로 조작자가 마이크를 통해 일렉트로에게 음성 명령을 내렸고 관중들은 로봇이 말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일렉트로는 그 단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라디오-크래프트(Radio-Craft) 잡지 1939년 8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음성 명령은 신중하게 타이밍을 맞춘 음절 암호들이었고, 이 음절 암호들은 진공관에 의해 전기 펄스로 바뀌었다. 이 펄스는 전구 앞에 있는 셔터를 열어 방을 가로질러 무대 밖에 있는 한 로봇 제어 장치에 있는 광전관으로 플래시 신호를 보냈다. 이 ‘전기 눈’은 그 신호를 전류로 변환하고 전화 릴레이를 통해 전송해 일렉트로의 기어를 회전시켰다.

일렉트로를 조작하는 기술 시연자는 시연을 시작하거나 종료하는 모든 명령은 3-1-2 음절 패턴을 따랐고, 구문 사이를 일시 멈췄다. 예를 들어 “내려오시겠습니까 / 내려오시겠습니까?”로 일렉트로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했다. “당신은 왔습니다 / 멀리 왔습니다 / 충분합니다”로 로봇을 멈추게 했다.

일렉트로를 떠들썩하게 만든 기술 중 하나가 걷기였지만 이 로봇은 정말로 걷는 것은 아니었다. 무대에서 트랙을 따라 바퀴로 움직이면서 오른쪽 다리가 뒤로 끌렸고, 왼쪽 무릎이 구부러지는 것에 불과했다.

담배피우는 것도 교묘한 속임수였다. 시연 진행 보조원이 입술 위쪽에 있는 구멍에 담배를 넣고 불을 붙이면 일렉트로는 보조원이 담배를 끄기 전에 연기를 짧게 내뿜으며 몇 번 빨아들였다. 1941년 일렉트로의 윗입술에 두 번째 구멍이 추가됐다. 이것은 공기 호스와 압축기를 갖춘 일렉트로와 관중 간에 풍선을 불어 누가 먼저 터뜨리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당연히 일렉트로가 거의 항상 이겼다.

와봇(WABOT-1·1970~1973), 세계 첫 2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와봇-1(1970~1973·왼쪽)과 와봇-2(1980~1984). 1973년 가토 이치구로 일본 와세다 대학교 교수팀이 개발한 와봇(WABOT-1)은 세계최초의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사진=와세다대)

가토 이치구로 일본 와세다 대학교 교수팀은 1970년대에 장차 의인화된 외형과 성격을 가진 서비스 산업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당시는 제조공장에서 사용되는 일제 (비인간형)산업용 로봇이 한창 뜨기 시작한 시절이었는데 가토 교수는 이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가토 교수팀은 최대한 사람을 닮은 ‘개인용 로봇’을 최종 개발 목표로 한 의인화 지능형 로봇 와봇(WABOT·WA seda roBOT)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인류 최초로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의 영예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와봇-1은 두 발로 걸을 수는 있었지만 불안정하게 겨우 몇 걸음 떼는 정도였고, 미리 입력된 간단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을 갖췄다.

하지만 와봇-1의 성과는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에 세계 최초로 등장한 사람을 닮은 로봇이었다. 이 로봇은 네 팔다리 제어 시스템, 시각 시스템, 대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었다. 와봇-1은 일본어로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외부 수용기, 인공귀와 인공눈(카메라), 그리고 인공 입을 사용해 물체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측정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두 다리를 사용해 걸었고, 촉각 센서를 사용하는 손으로 물체를 잡고 옮길 수 있었다. 와봇-1은 1살 반 아이의 정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로봇은 왬-4(WAM-4, 인공 손)와 WL-5 (인공 다리)로 구성돼 있었다.

와봇-2(1980~1984), 파이프 오르간 연주용 로봇

일본 와세다대의 와봇-2가 전자오르간을 연주하는 모습. 이 로봇은 인간같은 지능과 손재주가 필요한 예술 활동용 휴머노이드 로봇, 즉 음악가 로봇 컨셉으로 제작됐다. (사진=와세다대)

1980년 와세대 대학내 연구소들은 다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와봇-2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건반 악기 연주와 같은 예술적인 활동은 인간과 같은 지능과 손재주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는 와봇-2가 달성하고자 하는 지능적인 작업으로 설정됐다.

따라서 와봇-2는 와봇-1 같은 다용도 로봇이 아닌 ‘전문가 로봇’으로 정의됐다.

1984년 완성된 전자오르간 연주 로봇인 와봇-2는 사람과 대화하고, 눈으로 보통의 악보를 읽고, 페달을 밟으며 건반을 쳤다. 이 로봇은 평균 난이도의 곡을 연주할 수 있었다.

와봇-2는 사람이 노래하는 것을 듣는 동안 그와 동행할 수도 있다. 와봇-2는 ‘개인용 로봇’을 개발에 있어서의 첫 번째 이정표였다.

혼다 P-2(1996), 내장형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 열다

혼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가 등장하기까지의 진화과정. (사진=혼다)
혼다 아시모의 토대가 된 P2. (사진=혼다)

일본의 혼다가 발표한 P-2(키 180cm, 무게 210kg)는 휴머노이드의 획기적 발전을 보여준 상징적 로봇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P-2는 전력시스템·모터 드라이버·컴퓨터·비전 등을 모두 내장하는 로봇이었다.

이후 내장형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열렸다.

P-2는 이전 로봇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간친화적 외모를 지닌 것은 물론 물론 계단 오르내리기·옆걸음·곡선보행 등을 모두 할 수 있었다.

아시모(ASIMO·2000)

아시모. (사진=혼다)

2000년 개발된 ‘아시모’의 키는 130cm이고 몸무게는 54kg다.

혼다의 연구에 따르면 모빌리티 보조 로봇의 이상적인 키는 120cm에서 평균 성인의 키 사이로 문 손잡이와 전등 스위치를 조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시모는 작동 시간이 1시간인 충전식 51.8V 리튬 이온 배터리로 작동된다. 2004년 니켈 금속 수소화물 배터리를 이 배터리로 대체하면서 1회 충전 후 작동 시간이 늘어났다. 아시모는 혼다가 만든 3차원 컴퓨터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으며 3개의 적층 다이, 프로세서, 신호 변환기 및 메모리로 구성된다. 움직임 제어 컴퓨터는 아시모의 허리 부분에 내장돼 있으며 PC, 무선 컨트롤러 또는 음성 명령으로 제어된다.

아시모는 사람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아시모가 갖고 있는 움직이는 물체, 자세, 몸짓, 주변 환경, 소리와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 덕분이다.

아시모는 머리 속의 두 카메라 ‘눈’으로 포착한 시각 정보를 사용해 여러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고 거리와 방향도 결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아시모가 다가왔을 때 사람을 따르거나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로봇은 또 음성 명령과 인간의 몸짓을 해석, 악수를 요청받거나 사람이 손을 흔들거나 가리킬 때 이를 인식하고 동료를 식별하며 그에 따라 반응할 수 있다.

아시모는 이름에 반응할 수 있고 떨어지는 물체나 충돌과 관련된 소리를 인식한다. 이는 아시모가 소리에 반응해 말을 거는 사람과 마주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로봇은 질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다른 언어로 답하며 약 10개의 다른 얼굴을 인식한다.

아시모에는 스스로 돌아다니는 자율 주행을 도와주는 센서들이 내장돼 있다. 머리 안에 있는 두 개의 카메라가 들어갔고, 몸통 하부에는 접지면 감지용 레이저 센서가 들어갔으며, 발바닥의 적외선센서는 바닥 마킹 감지용으로서 로딩된 계획된 지도상의 위치 및 탐색 경로, 현위치 확인 및 지속적 위치 조정에 사용된다. 또 전방 및 후방 초음파 센서는 장애물을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방 센서는 접지 센서와 함께 몸통의 하부에 위치한다. 후방 센서는 배낭 아래 탑재됐다.

2000년에 아시모가 소개된 이후, 이 로봇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세계 관객들 앞에서 공연해왔다. 하지만 아시모의 공개 쇼에 참석한 관객들은 여러 차례 로봇이 잘못 작동하고 계단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2018년 7월 8일, 혼다는 아시모 로봇의 모든 개발과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는 아시모의 수명 동안 개발된 기술을 사용해 보다 실용적인 응용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로봇은 이제 모든 개발과 생산이 중단된 채 일본 도쿄의 미라이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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