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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SK] 노태우 덕에 컸다는 재판부… 또 다른 사돈 ‘신동방’은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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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2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17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SK그룹의 지주회사 지분을 상당 부분 처분할 수밖에 없어 경영권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판결의 내용 및 판결이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후광’을 언급했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 덕분에 SK그룹이 성장했기 때문에 노 관장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사돈 기업인 신동방그룹은 미도파 인수합병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4년 해체됐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노소영 관장의 동생인 노재헌 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 신정화 씨와 1990년 5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약혼하고 같은 해 6월 청와대에서 결혼했다. 당시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신동방그룹 회장 장녀의 결혼은 화제가 됐고 재계에서 신동방그룹의 위신은 높아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987년 당선 축하연에 참석해 지지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DB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 1987년 당선 축하연에 참석해 지지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DB

신동방그룹은 고 신덕균 전 명예회장이 1933년 경남 부산부 서부 초량동에 ‘태평정미소’를 차린 데서 시작됐다. 1945년 8·15 광복 후 정미소를 확대한 뒤 건설업 등에 진출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1971년 ‘해표 식용유’를 발매하며 식품사업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고, 1989년에는 신 명예회장이 장남 신명수 회장에게 승계하면서 2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1990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 된 신동방그룹은 금융, 생활용품, 유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하지만 1997년 미도파 인수 실패로 1999년 워크아웃 대상 기업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4년 모기업 신동방이 CJ-사조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완전히 해체됐다.

신동방그룹에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검찰은 1995년 신명수 전 회장에게 230억원의 비자금이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 법원은 2001년 신 전 회장이 국가에 230여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채권 만료 시효가 지나면서 환수하지 못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노재헌 씨와 신정화 씨의 이혼을 앞두고 신 회장에 맡긴 420억원의 비자금이 더 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2013년 9월 신 전 회장 쪽이 노 전 대통령의 남은 추징금 중 80억원을 대신 내고 검찰은 신 전 회장에 대해 무혐의와 입건유예 처분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최태원·노소영 항소심에서 노 관장 측은 1991년쯤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의 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으나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검찰은 당시 SK로 유입된 비자금을 확인하지 못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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