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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구제 후 회수’ 문제점 많아…정부 ‘선 경매 후 지원’이 더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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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에 대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고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에 대해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고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3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선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지원 강화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달 27일 정부가 경매차익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피해자 추가 지원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대책이) 장기적으로 피해자 주거안정을 꾀할 수 있고, 피해보증금 상당 부분의 보전이 가능하단 평가가 있었고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며 “정부안이 최선의 방안이라거나 확고불변한 대책이라 할 수 없으니 열린 대안으로 제기하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경·공매를 통해 저가로 낙찰받고, 피해주택의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액을 활용해 피해자 주거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피해자가 피해주택에 계속 거주하길 희망하는 경우, 경매차익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최초 10년간 무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우석 HUG 전세피해지원기획팀장은 정부안과 야당안을 비교 분석했다.

최 팀장은 야당안의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에 대한 적정 가치 평가가 힘들고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기 곤란한 반면, 정부안은 피해주택에 대한 가치평가와 기금 활용 측면에서 보다 실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LH가 낙찰받은 주택에 피해자가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고 기존 인력 및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단 부분을 장점으로 꼽았다.ⓒ연합뉴스

또 LH가 낙찰받은 주택에 피해자가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고 기존 인력 및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단 부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 팀장은 “LH의 매입임대 예산으로 올해 7000억원이 확보된 데다 추가로 5조3000억원의 예산 확보가 가능한 만큼 법 개정 후 즉시 시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가령 부채가 2억9000만원(선순위 근저당 1억4000만원, 후순위 보증금 1억5000만원)인 인천 미추홀구 소재 오피스텔에 대해 LH가 2억3000만원으로 감정가를 계산, 1억5000만원에 낙찰 받았다면 경매차익 8000만원을 피해자가 돌려받을 수 있다.

박종인 LH 전세피해지원팀장은 “경매차익을 활용해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고 거주 후 남은 경매차익은 퇴거 시 피해자에게 지급해 보증금 피해 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추가 지원방안이 종전보다 진일보한 구제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세부적인 제도 보완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부실자산을 경·공매 과정에 넣어 평가해 활용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가장 신속하다고 판단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며 “실제 구제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혜나 감사, 행정절차 등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서 제도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한결 LH 법무처 변호사 역시 “감정가를 통한 경매차익은 피해 가치 추정이 용이하고, 구체성과 실효성이 높다고 평가되지만, 감정가를 평가하는 방식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현경 LH 토지주택연구원은 “피해자들이 경매 차익에 대해 불평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형평성 측면을 고려하며 경매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또 LH 재원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LH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지 않은지 여부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진 국토연구원 박사는 “매입 임대주택을 통한 정부안은 수년간 축적된 LH의 노하우를 활용한단 점에서 정리된 느낌”이라며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의 매입은 성격이 불분명해 어렵고, 공정 가치에 대한 측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인철 에이원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는 “정부안은 낙찰가와 시세를 비교한 차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게 핵심인데 이 경우 필연적인 시차가 발생한다”며 “감정 시점과 낙찰 시점에 차이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가격 변동 폭에 대한 문제를 낙찰일에 감정평가를 받는 것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스마트시티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재정은 절대 투입할 수 없다는 데서 일부 재정도 투입할 수 있다, 기준 내에선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한 발 나아갔다. (야당안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도 피해자들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복합적인 사안들을 고려했을 때 주거위기에 처한 피해자들을 다 구제할 수 있을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안과 야당안 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장원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총괄과장은 “야당안은 사실상 운영하기 쉽지 않다. 채권 평가가 어려워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둘 중 선택이 아니라 운영 가능한 방안으로 빨리 지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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