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앞바다에 우리나라가 약 30년 동안 쓸 수 있는 가스·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의 수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업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3일 산업계에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있어 개발에 나선다는 발표가 나오자 정유·석화 업계에 가장 먼저 관심이 쏠렸다.
국내 정유 기업들은 원재료의 대부분을 중동지역에서 수급하며 매년 막대한 비용을 운임에 쏟아 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 대량 생산이 현실화할 시 정유사는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을 추가로 확보함과 동시에 운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식은 3일 오후 기준 전일 대비 6.3% 상승한 주당 10만63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매장가치는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455조원으로 정부 추산 매장 가치는 227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는 “축배를 들긴 이르다”는 반응이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에너지 강국에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석유 생산은 10년 후에 현실화할 예정인 만큼 국내 정유·석화 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납사 등 원재료의 운임 면에서 일부 수혜가 있을 수 있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며 “원재료 공급가가 구체화하는 시점까지는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이 어느 기업에 돌아갈 지에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3년부터 미얀마 가스전에서 상업생산을 이어오는 등 풍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3일 오후 기준 전일 대비 18.93%(8,150원) 급등해 주당 5만1200원에 거래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당장은 사업적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며 “당사가 가스 시추사업에 강점을 갖고 오랫동안 사업을 해온 점과 그룹의 뿌리가 포항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시추 전 가스전 매장량을 가늠하는 것은 편차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도 분석치가 더 상세하게 나와야 (사업적 연관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가스전 개발에는 관련 설비가 필수적인 만큼,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해양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조선업계에도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설비 판매 등으로 일부 수익을 올릴 수 있겠으나 아직은 먼 얘기”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