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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들어 대형 건설사들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수주액도 직전 분기를 이미 넘어섰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정비사업 수주 부문에서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이후 이날까지 대형 건설사 10곳이 정비사업에서 따낸 금액은 약 4조9497억원이다. 1분기(3조9994억원)보다 약 23.8% 늘어났다. 아직 2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 기간 삼성물산 건설부문, 롯데건설, GS건설 등 3개사는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달 2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강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사비는 약 2320억원 규모다. 롯데건설도 같은 달 26일 약 4315억원 규모 경기 안양시 안양종합운동장 북측 재개발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서초구 신반포12차 재건축 사업권을 획득했다. GS건설 역시 지난 4월 15일과 27일 약 4732억원 규모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약 3868억원 규모 부산 수영구 민락2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각각 거머쥐었다.
지난 분기 2조3321억원, 1조4522억원의 수주고를 각각 올렸던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도 견조한 수주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월 27일 약 1조927억원 규모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현대건설은 이 기간 총 3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천 부평 부개5구역 재개발 사업(7342억원)의 지분 70%(514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대전 서구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7057억원) 및 송파구 기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인천 부평 부개5구역 재개발(2202억원)를 비롯해 지난 1일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했다. 공사비는 약 1039억원 규모이며, 이곳에 자사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원자잿값·인건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하면서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실제 직전 분기에는 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나머지 7개사가 단 한건의 수주도 이뤄내지 못했다.
아직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는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시공권 확보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상태며,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에도 두 차례 단독 입찰하며 눈독을 들이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다.
추후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연내 강남·용산·여의도 등 시공사 선정 계획을 세운 ‘알짜’ 사업지들이 적지 않아 향후 정비사업 수주액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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