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석유 감산 연장 결정에도 유가 약세에 무게를 실었다. 석유 수요 상황이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3일 투자 노트를 통해 “OPEC+ 회의 결과가 유가에 약세가 될 것”이라며 “브렌트유 예상 가격은 배럴당 75달러에서 90달러 범위 안에서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명확한 생산 계획은 전면적인 가격 전쟁의 가능성을 더욱 줄이고 원유 가격이 범위 내에 있을 것이라는 개념을 뒷받침 하지만, 범위 자체에 대한 위험은 이제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석유 수요 상황이 공급 과잉을 줄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하루 평균 150만 배럴의 수요 증가를 예상했는데, 이는 OPEC+가 예측한 220만 배럴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 증가가 일시 중지되거나 되돌릴 수 있다”는 OPEC+의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재고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OPEC+ 국가가 상세한 감산 일정을 발표하는 것에 놀랐다”면서 “시장이 OPEC+의 낙관적 기대보다 약세를 보일 경우 낮은 생산량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OPEC+는 지난 2일 원유 협조감산을 오는 202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OPEC+의 현재 공식적인 감산량은 하루 366만 배럴이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의 자발적인 감산량은 하루 220만 배럴이다. 모두 합쳐 하루 586만 배럴로 세계 수요의 약 5.7%에 해당한다.
OPEC+는 협조감산 외에 회원국 가운데 유력 8개국이 올해 1월 개시한 일일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관해서도 논의해 9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애초 3월 말까지이던 감산 기한은 6월 말까지로 연장된 바 있다. 자발적으로 감산하는 220만 배럴은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하다가 내년 9월 종료한다.
국제 유가는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 5월 6%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지난 한 달간 7.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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