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시간 날 때마다 한 명씩 데리고 산책하라고….”
SSG 랜더스는 지난달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4-2로 승리했다.
경기 전 SSG 이숭용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 오원석(23)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외야를 걸었다. 산책하며 간단한 대화를 진행했다.
산책의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오원석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3패)을 거뒀다. 지난달 14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무실점 이후 3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올 시즌 두 번째 QS였다.
지난 1일 키움전을 앞두고 이숭용 감독은 “(오)원석이가 너무 잘 던져줬다. 직원 중 한 명이 ‘시간 나실 때마다 이제 한 명씩 데리고 산책하시라’고 했다. 산책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며 “(다른 선수들도) 고민이다. 너무 자주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오원석의 호투에 대해 “진짜 원석이가 조금 짐을 내려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제(5월 31일) 던질 때 좀 편하게 봤다. 변화구 활용, 커브 활용을 많이 했다”며 “자기 자신을 믿고 마운드에서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 홈런을 맞았지만 괜찮다고 봤다. 저런 그림만 나온다면 살짝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사령탑이 직접 선수에게 산책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숭용 감독은 “코치들한테 계속 전달했다. 웬만해선 제가 직접 안 하고 싶었는데, 코치들이 전달해도 잘 안 되다 보니 고민하다가 야구장에서 산책하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어찌 됐든 본인한테 도움이 됐다니까 다행이다. 그렇게 던져줘야 선발진이 안정감이 잡힐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에는 (송)영진이랑 해야 하나”라고 웃으며 말한 뒤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들한테 어떻게 다가가야 될 지 고민이 많다. 제 이미지가 조금 부드러운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다가갈 때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게 된다. 조금 더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한다. 아직 어린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