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각 은행이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자이익 합계는 38조4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36조3467억원)과 비교하면 5.9%, 2021년(29조8433억원)보다는 28.9% 많은 규모다. 반면 5대 은행의 수수료이익 합계는 2021년 3조5731억원에서 지난해 3조5545억원으로 0.5% 줄었다.
최근 이자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수요 확대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화당국은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올렸다. 국내 기준금리는 작년 1월 3.5%로 오른 이후 계속 동결돼왔다.
기준금리가 상승할 때 은행권 예대금리 격차는 일반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은행 간 여신 확대 경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대출상품 금리를 낮춰야 할 유인도 줄어든다.
2022년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이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금리차 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2021년 하반기 이후 은행권 예대금리 격차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은행 간 가계대출 확대 경쟁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점을 꼽았다.
게다가 이번 금리인상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도 은행권 이자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대출원금 규모가 커지면 은행이 받는 이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여신규모는 2년 전보다 각각 적게는 약 15%에서 많게는 20% 이상 확대됐다. 고금리에도 대출수요가 늘어난 것은 2022년 발생한 채권시장 경색의 영향으로 기업 자금조달 창구가 제한됐다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이 기간 부실채권에 노출된 규모가 커지고 이자이익 증가에 따른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한 탓에 기타영업손실 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기타영업손익에는 충당금전입액과 상생금융에 사용된 비용 등이 포함된다.
5대 은행의 기타영업손실 합계는 2021년 1조9242억원, 2022년 3조6454억원, 지난해 6조1809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2년 사이에 기타영업손실 규모가 2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영업손실 확대와 관련해 국내 한 시중은행은 “유가증권 관련 손익 증대와 영업점 외환매매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을 위한 이자환급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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