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 적고 특정산업 의존도 ↑
밸류업 회의론에 외국인 등돌려
“정치·제도적 정비 장기화 우려도”
올해 세계증시가 활황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증시만 외면받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상승은커녕 오히려 연초 대비 1%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국가인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에 뒤처진 것은 물론, 현재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 증시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주식시장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전방위로 노력 중이지만, 오히려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도 발을 빼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초보다 0.72% 빠진 2636.52를 기록 중이다. 3월 한때 2800선 전망도 나왔으나, 현재는 2600선도 위태한 수준이다.
올해 주요국 증시 상승률을 보면 ‘한국 소외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대만 가권지수는 올해 들어 19.15% 오르며 튀르키예(39.23%)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지난해 2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5.03% 상승하며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각각 11.48%, 10.64% 치솟았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17일 최초로 종가가 4만 선을 넘어선 바 있다. 이밖에도 독일 DAX지수(10.34%), 유로 스톡스 50(10.13%), 영국 FTSE100(7.01%) 등도 연초 대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심지어 코스피 지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TA 35 지수(7.22%)에도 밀리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수혜가 많지 않고,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의존도가 커 한국 증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연초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현재까지 증시에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뼈아픈 점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론은 짙어지고 있다”며 “일본에 비해 급조된 측면이 있는 데다, 정치적 합의와 제도 정비가 필수적인데 아직 가시화된 부분이 없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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