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일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제9회 밀크앤치즈페스티벌에 참석해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유) 가격을 올리는 것과 소비는 반대급부로 작용한다”며 “낙농산업과 국민들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협의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우유 소비가 줄 수 있으니 인상을 최소화해달라는 취지다. 이어 “국내 낙농산업 발전 방안을 준비 중인 만큼 (축산 담당관은) 많이 준비해 방안을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낙농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안래연 우유자조금 감사는 “생산 원가가 오르면서 원유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요건을 갖췄다”며 “생산원가가 올랐다는 점은 낙농가들이 낙농을 경영하는 데 압박이 있다는 것이다. (낙농가와 국민이) 서로 윈윈 하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은 낙농가와 우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매년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전년도 축산물 생산비 조사에 나온 생산비를 참고해 일정 부분 연동해 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난해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3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리터)당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4원(4.6%) 증가했다. 이에 올해도 원유 공급 가격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해 원유 가격은 최대 26원까지 인상될 수 있다. 현재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 운영 규정’에 따라 사료비 비중이 60% 이하인 경우, 생산비 증가분(44원)의 -30~60% 범위 내에서 가격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만큼 사료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우유 가격은 정부가 ‘저지선’으로 내세웠던 ℓ당 3000원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한국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우유 소매 가격은 지난 3월 이후로 ℓ당 300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가격이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를 살펴보면 따르면 한국우유(1ℓ) 가격은 2.06달러로 전 세계 9위다. 45위 일본(1.37달러), 73위 미국(1.05달러) 등 주요 국가보다 비싼 가격이다.
원유 가격 상승은 치즈와 아이스크림 등 각종 원유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12.5%로 1981년(18.4%)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치즈는 19.5%로 2008년(22.0%) 이후 15년 만의 최고였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도 10.8%로 2008년(14.4%)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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