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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 뽐냈던 태영건설 회사채 개미들, 사채권자집회 앞두고는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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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이달 11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적지 않은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채권자들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채권단 주도로 채무조정안 통과가 예상되면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지레 포기한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채권자 집회 참석 절차도 복잡해 더욱 소외되는 양상이다. 만약 태영건설 회사채를 갖고 있는 개인이라면, 이달 3일 전까지 법원에 채권 공탁 절차를 마무리해야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30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뉴스1
30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뉴스1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소집 대상은 제68회 태영건설 회사채(태영건설68)를 보유한 사채권자들이다.

태영건설68은 지난 2021년 발행한 공모 회사채로 태영건설의 유일한 상장 채권이었다. 오는 7월이 만기였으나,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상장폐지 후 채무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상장폐지되면 시장에서 팔 수 없을 뿐 발행사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는 살아있다.

태영건설68은 워크아웃 전후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상장폐지 전 가격은 6000원대 초반이었는데, 개인은 6000~9000원 가격에 대량 매수했다. 태영건설68의 발행액은 1000억원이며, 이중 130억원정도를 개인이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전부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채권 대부분을 가진 기관투자자는 금융채권단협의회에 속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태영건설68의 만기를 3년 연장하고, 기존 연 2.59%였던 쿠폰금리를 3.0%로 인상하며 채권의 50%를 출자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세 안은 채권단협의회에서 도출한 내용이어서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장내 시장에서 대박을 노리며 태영건설68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채권 총액 3분의 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채권액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가결된다. 이미 태영건설68을 보유한 기관투자자 수, 보유한 채권 금액이 90% 이상이라 통과가 확실시된다.

태영건설68을 장내 매수한 개인 투자자는 대부분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액 절반은 주식 전환되는데, 전환 물량이 워낙 많아 지분가치가 대폭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자들도 50~60% 손실을 봤다.

개인 입장에서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과정도 복잡하다. 채권에 대해 공탁을 오는 3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공탁은 보유 회사채가 자신의 것이라고 증명하는 절차로, 이 공탁을 마친 채권자만 집회 참석 대상으로 확정된다.

우선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지점에 연락해 각종 서류를 챙겨 전자등록증명서 발급을 받아야 한다. 이어 각 지방법원의 공탁계에 방문해 전자등록증명서 등 여러 서류를 제출하고, 지정 공탁은행을 방문해 납입증명 도장도 받아야 한다. 이후 신분증, 공탁서를 갖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할 수 있다. 이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채권을 공탁하지 않고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다른 채권자와 마찬가지로 채무조정안을 수용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신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채권자들의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개인은 별도의 방식으로 회사에 채권 신고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자 지급, 출자 전환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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