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4년 박병호가 2011년 박병호를 넘는다?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박병호(38)가 연일 홈런포를 터트린다. 박병호는 1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0-0이던 1회말 1사 1,3루 찬스서 한화 좌완 조동욱의 몸쪽 140km 패스트볼을 힘차게 퍼올려 선제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박병호는 그에 앞서 지난달 31일 대구 한화전서는 5-5 동점이던 6회말 2사 2,3루 찬스서 김범수에게 풀카운트 끝 146km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친 패스트볼마저 잡아당겨 좌월 결승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삼성 데뷔전이던 지난달 2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4경기서 3홈런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KT 위즈에서 뛴 44경기서 3홈런을 쳤다. 그러나 삼성에서 뛴 4경기서 3홈런을 쳤다. 올해 KT에선 부진과 확실한 주전 보장이 되지 않는 환경에 스트레스와 마찰이 있었다. 반면 삼성에선 새 마음으로 새출발하면서, 자리보장이 확실히 되면서 반등의 기미를 보인다.
박병호는 트레이드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트레이드 마감일이던 7월31일, LG 트윈스에서 넥센으로 옮긴 건 KBO리그 역사에 회자되는 ‘역대급 빅딜’이다. 당시 LG가 박병호와 심수창, 15억원을 넥센에 건네면서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아왔다.
박병호는 이 트레이드를 통해 LG의 미완의 거포에서 넥센을 넘어 한국야구 역사를 흔든 거포로 거듭났다. 이 트레이드 당사자 중 가장 성공한 주인공이다. 박병호는 2005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뒤 2011년까지 전혀 터지지 않았다. 2011시즌만 해도 7월까지 고작 15경기서 16타수 2안타 타율 0.125 2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에 입성하자 확 달라졌다. 2011년 8월 23경기서 타율 0.307 6홈런 19타점, 9월 이상 28경기서 타율 0.227 6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적 전과 후가 확연히 달랐다.
이는 찬란한 2010년대의 터닝포인트를 의미했다. 박병호는 2014~2015년 52홈런, 53홈런으로 이승엽 이후 처음으로 50홈런 이상 두 차례를 기록한 타자가 됐다. KBO리그 역사상 유일한 2시즌 연속 50홈런+ 타자이기도 하다. 2012~2015년, 2019년, 2022년 홈런왕이었다.
박병호가 올해 2011년의 자신을 뛰어넘는 임팩트를 선보일 수 있을까. 13년 전과 마찬가지로 박병호의 새 소속팀은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물론 박병호가 타구 비거리가 짧은 타자는 아니지만, 타자친화적 구장이 심적 안정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수원KT위즈파크 역시 홈런 치기 나쁜 구장은 아니다. 그러나 잠실과 고척돔을 각각 빠져나가자 홈런수가 늘어났던 건 사실이다. 박병호가 커리어하이를 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마침 삼성도 2016년 라이온즈파크 시대 개막 이후 홈런왕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구단 내부적으로 2011년 최형우 이후 홈런왕은 1명도 없었다. 올해 박병호가 이제 6홈런이긴 하지만, 내년엔 홈런왕에 도전하지 못하라는 법이 없다.
삼성은 올해 우투좌타 내야수 김영웅이라는 빅히트상품을 출시했다. 올 시즌 56경기서 타율 0.279 13홈런 35타점으로 맹활약한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면서, 장타력을 겸비했다. 장기적으로 라팍시대 첫 홈런왕의 주인공이 될 만하다. 김영웅으로선 박병호의 합류가 큰 공부가 될 것이다.
삼성이 라팍 시대 첫 홈런왕 후보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찾았다. 선수생활 황혼기를 삼성에서 보낼 박병호가 2011년 넥센 박병호를 소환할 수 있을까. 일단 첫 4경기는 상당히 좋았다. 이적 후 4경기서 14타수 6안타 타율 0.429 3홈런 7타점 4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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