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이 본격화하면서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증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터 기술력을 가진 와이씨, HBM 전수 조사를 위해 필요한 큐브 프로버(Cube Prober)를 만드는 테크윙, HBM 번인 테스터(높은 온도와 전압을 가해 결함 여부를 검사하는 기기) 국산화 가능성이 커진 디아이를 눈여겨 볼 종목으로 31일 꼽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HBM 제조사가 퀄 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 통과 후 실제 납품 단계에 진입하면서 양산 단계에서 많은 테스트 공정이 필요해졌다. 특히 HBM은 일반 D램보다 수율(생산된 반도체 중 양품의 비율)이 낮아 불량품이 섞여 고객에게 인도될 수 있어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증가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HBM 제품의 경우 완전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메모리 반도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불량품이 위탁생산자에게 인도되고 있다”고 했다.
HBM 테스트 공정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공정과 달리 패키지 테스트 없이 웨이퍼 테스트만 2차례 진행되는 점이다. 크게 1단계 웨이퍼 테스트 → 1단계 적층(Stacking) → 2단계 적층 → 2단계 웨이퍼 테스트 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KGSD(Known Good Stacked Die) 테스트’라고 불리는 2단계 웨이퍼 테스트이고, 이 중에서도 ‘고속 검사(High Speed Test)’가 핵심이라고 한다.
고속 검사는 HBM이 설계 스펙에 맞는 고대역폭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는 일본 아드반테스트(Advantest)만 생산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고속 검사 기능이 포함된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와이씨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와이씨가 올해 하반기에 국내 고객사로 HBM용 검사장비 납품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와이씨와 공고한 관계를 가진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앞으로 HBM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주요 HBM 제조3사 중 가장 큰 HBM 생산능력(CAPA)을 확보할 전망이어서 이 생산 라인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와이씨에 큰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와이씨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2만5000원을 제시했다. 와이씨의 전날 종가(1만3780원)보다 81.4% 높은 수준이다.
테크윙도 HBM 2단계 웨이퍼 테스트(KGSD 테스트)에서 전수조사를 위한 장비인 큐브 프로버를 보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 장비는 위탁생산자에게 (HBM이) 인도되기 전 가장 뒷부분의 테스트 공정에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출하에 가까운 완제품을 테스트하는 공정일수록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테크윙은 올해 2분기 중으로 큐브 프로버 샘플 장비를 국내 HBM 제조사 1곳에 납품하고, 3분기에 퀄 테스트를 통과해 4분기부터 본격 납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HBM 제조사 2곳과도 큐브 프로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이 2025년 목표로 하는 큐브 프로버 납품 수량은 300대 수준인데, 보수적으로 200대만 납품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영업이익 1510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630억원)의 2.5배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7만원을 제시했다. 테크윙 주식은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4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 연구원은 또 디아이 역시 HBM용 테스터 장비 납품 시점이 2025년 초경에서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매수(Buy)’ 의견을 밝혔다. 목표주가는 3만7000원으로, 디아이의 전날 종가 1만8130원의 2배 수준으로 잡았다.
박 연구원은 “디아이는 2025년부터 HBM4(6세대 HBM)용 웨이퍼 번인 테스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행보는 디아이의 HBM용 테스터 납품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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