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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장남의 DXVX, 밀접한 관계였던 사모펀드 돈 갚으려고 결국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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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연합뉴스 제공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연합뉴스 제공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밀접한 관계인 사모펀드 운용사의 돈을 갚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임종윤 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 때문에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신주인수권을 팔고 회수한 금액만큼은 유증에 참여하기로 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XVX는 운영자금,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3억5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29일 공시했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되는 신주는 1900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3021만9432주)의 62.9%에 달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정발행가액은 2650원으로 공시 전날 종가(4000원) 대비 33.75%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발표 후 다음 거래일인 30일, DXVX는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다만 하한가 가격에 매물이 쌓인 것은 아니고, 매수 잔량이 남은 데다 시간외시장에서는 1% 넘게 반등해 주가 충격은 해소된 상황이다.

자금 조달 이유는 채무 상환이다. 오는 10월 6회차 전환사채 인수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경우를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6회차 전환사채는 지난 2022년 DXVX가 거래 정지됐을 당시 170억원 규모로 발행된 채권이다. 당시 엘리베이션PE는 무림캐피탈과 ‘엘리베이션-무림 스페셜시츄에이션 제1호 신기술투자조합’을 설립해 DXVX 전환사채 170억원을 모두 사들였다.

해당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5010원, 표면이율과 만기이율이 모두 0%였다. 채권자 입장에서 DXVX의 거래재개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확신해 이자없이 돈을 빌려준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정지 기간에 투자하는 건 내부자와 서로 확실한 믿음이 있다는 의미”라고 귀띔했다.

오는 10월 26일까지 DXVX 주가가 5010원을 넘지 않으면, 엘리베이션PE는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 170억원을 회수할 전망이다. 2년간 투자해 별다른 소득은 없었지만, 어쨌든 원금 회수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DXVX에 미리 풋옵션 행사를 전달했기에 이번 유증에 채무상환 용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엘리베이션PE는 지난 2018년 더로하틴그룹(TRG)의 한국법인이 독립해 세운 사모펀드운용사다. TRG 시절 BHC와 창고43, 그램그램 등의 프랜차이즈 경영권을 인수해 투자금을 회수한 이력이 있다. 독립 후에는 소형가전 전문기업 루메나, 역직구 물류업체 이투마스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주로 국내 소비재 시장에 투자하다가 DXVX 측면 지원이라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한편 임종윤 대표는 더 큰 고민이 있다. 임 대표를 포함한 한미사이언스 창업주 일가는 상속세 문제를 두고 납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임성기 회장이 타계한 후 약 5400억원의 상속세 납부 부담을 안게 됐는데,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가족 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인 후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납부 방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DXVX 측은 이번 유상증자는 상속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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