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금융위기로 구역지정이 해제되는 등의 부침을 겪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다시 한번 개발 본 궤도에 올랐다. 서울시가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공언하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일대 기대감도 되살아나고 있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 국면 ‘마천루의 저주’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비용 상승 우려와 개발 방향을 둘러싼 논란도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대한 재추진이 공식화되면서 이를 위한 인근 주변 인프라 확충 사업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근 종로와 여의도, 반포와 서울역을 잇는 왕복4차로의 지하간선도로 신설을 위한 개발사업 추진에 나선 상태다. 서울시는 올해 초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SH공사와 함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마련하고, 내년 착공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계획안에 따라 예상되는 교통 수요 해소를 위해 추가적인 교통망을 확충할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른 것이다.
코레일도 최대 4개 철도 노선을 추가해 2029년까지 추가 개통하고 광역버스와 지선 버스 확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현재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공항철도의 용산 경유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 인근 부지를 입체적으로 연계 활용하기 위한 용산 게이트웨이 조성 사업을 지난해 3월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이달 27일 관련 사업을 위한 추가 예산도 새롭게 편성한 상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을 연결한 공간 구성 조성을 위해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단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100층 이상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개발하고, 총 50만㎡ 수준의 녹지도 조성한다는 내용의 개발 계획안을 제시했다. 개발의 기본 콘셉트는 직·주·락(work·live·play)을 기초로 하는 고밀도 융복합 도시다.
녹지 네트워크는 물론, 외국인을 위한 레지더스 등 주거 시설과 국제학교, 병원 등도 갖춰질 예정이다. 직·주·락 입체도시에 이은 또 다른 개발 목표는 자연친화적 미래도시다. 이를 위해 시는 신교통수단 등과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개발로 인한 교통 혼잡 등으로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사업시행자들이 교통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무지구의 핵심 시설은 8만8557㎡의 국제업무존이다. 현재 제3종일반주거를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최대 1700%의 용적률을 적용하고 100층 규모의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천루에는 프라임급 오피스와 호텔, 광역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최상층에는 복합놀이공간 등의 시설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시는 상반기 중 도시개발사업 구역 지정에 나서 내년 하반기에는 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위한 기반시설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르면 2030년 초반에 1단계 입주를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건설업계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100층 이상의 마천루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인만큼 사업비 폭증에 대한 우려도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은 당초 PF 방식의 민간개발로 진행됐지만 국제금융위기로 사업이 중도에 엎어진 적이 있다.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설에는 일반 고층 건물에 비해 최대 3배 이상의 공사비가 소요되는데, 최근 자재 가격 상승으로 마천루 건축에 소요되는 공사비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프라 확충을 위한 토지 수용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초고층 건설의 경우 사업 지연이 발생하면 그 만큼 사업비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SH공사도 이와 관련해 지난달 용산개발 주민설명회를 통해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본 계획을 밝히고 주민 의견을 수용하는 절차를 거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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