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지금 현금 10억원이 있다면 당신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주식? 채권? 부동산? 아니면 기회를 엿보면서 현금 보유?
엔데믹의 실질적 원년인 올해 2024년, 현금 10억원을 들고 있는 부자들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포트폴리오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가겠다’는 부자가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7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그 내용을 최근 발간한 ‘2024년 대한민국 웰스리포트’에 담았는데 이를 보면 부자 70%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겠다고 답변했다.
하나은행의 한 PB(프라이빗 뱅커)는 최근 부자 움직임을 이렇게 전했다.
“투자형 자산을 줄이고 안정형으로 갈아 탄 부자 고객이 많습니다. 한동안 상승세를 탔던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한 뒤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면 매수를 고려하는 분도 늘고 있습니다”
◇ 녹록지 않은 경기 전망…”포트폴리오 유지”가 대세
그럼 부자들은 올해 경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부자의 63%가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26%는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은 더 우울했다. 부자의 67%가 “악화될 것”이라고 답변했고, “유지”는 23%, “개선”은 10%로 나왔다.
경기 예측을 기반으로 “올해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계획이 있는가” 물었는데 이에 대해 70%가 그대로 가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11%가 금융자산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하겠다고 답했고, 10%가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갈아타겠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9%는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은 그대로 유지하되 세부 투자내용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래도 투자한다면 ‘부동산’…그 중에서도 ‘중소형 아파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추가로 투자한다면 부자들은 어디에 돈을 넣을까?
1위는 부동산(24%)으로 나타났다. 이어 예금(20%), 주식 직접투자(16%), 채권(9%), 펀드(8%) 등이 뒤를 이었다. 가상화폐나 금 또는 예술품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도 각각 1%로 나타났다.
올해 부동산에 추가로 투자한다면 부자들은 어떤 쪽에 마음을 두고 있을까?
1위는 중소형 아파트, 그리고 토지와 꼬마빌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눈길을 끄는 건 젊은 층에서 해외 아파트와 단독주택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대 이하 젊은 부자들이 아파트 다음으로 해외 부동산(아파트, 단독주택) 매입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외화 자산의 범위가 금융 뿐만 아니라 부동산까지 고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자들이 예금에 관심이 높은 것은 여유자금의 보관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리 인하 전망에도 주식보다 예금을 선호하는 것은 자금 보관의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하던 부동산 가격이 변곡점을 지났다고 판단하는 경우 매수 타이밍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돈을 안전하게 예치해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자산 수익은 부자 10명 중 7명이 5~10% 기대
부자들의 올해 기대하는 투자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부자들의 금융자산 목표 수익률은 5~10% 구간이 4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5% 미만(25%)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자의 72% 정도가 10% 정도의 수익을 희망하는 것이다.
이외에 10~2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부자는 20%에 달했고 20%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는 응답도 8%에 달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경기 전망에 따라 금융자산 운용 성과에 대한 기대도 양극화되는 모습”이라며 “고수익을 기대하는 경우 유동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며 주식이나 펀드 등의 투자 상품을 활용해 적극 투자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이나 예술품 같은 실물 자산을 활용하려는 부자도 적지 않다”면서 “이들은 과거 높은 수익률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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