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럽증시 하락…금값·유가도 ↓
국채 입찰 부진에 금리 1개월래 최고치
“채권 시장 주도 위험 회피의 날”
1분기 전 세계 부채 ‘사상 최대’ 315조弗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로 요동쳤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국제유가와 금값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2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6% 하락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74%, 0.58% 내렸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08% 내리면서 지난달 16일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06% 떨어졌고, 6월물 금값은 0.7% 밀렸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얼어 붙게 만들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440억 달러(약 60조6100억 원) 규모의 7년 만기 국채를 입찰에 부쳤는데, 전날 2년물과 5년물 대규모 입찰에 이어 수요 부진이 또다시 확인됐다.
이틀 새 3건의 국채 입찰이 부진한 결과를 내면서 금리가 치솟았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8.1bp(bp=0.01%포인트) 오른 4.623%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전날 4.656%에서 4.742%로 뛰었고 2년물 국채 금리는 3.2bp 오른 4.983%를 기록했다. 2년물과 10년물, 30년물 금리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시장은 그동안 국채 물량을 잘 소화해왔으나 갈수록 부담이 커지면서 소화 불량에 걸리는 모습이다. 이 여파로 다른 금융시장에도 매도 우위 심리가 확산했다.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확실히 위험 회피의 날을 보고 있으며, 이는 채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시장은 이번 국채 경매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 턴퀴스트 LPL파이낸셜 수석 기술 전략가는 “오늘은 전부 말 그대로 금리와 관련된 것이었다”며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불편한 수준에 이르렀고, 몇몇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가의 ‘헤지펀드 대부’로 알려진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치솟는 부채가 미국채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높은 부채 수준과 고금리로 인해 미국채를 우려하고 있다”며 “해외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의 부채 상황과 러시아 이외 다른 국가에 대한 제재 가능성 우려에 따른 채권 수요 약화로 공급을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글로벌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부채 규모는 사상 최대인 315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약 3분의 2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약 34조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CNBC방송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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